도보여행 첫날은 13km를 걸어서 이동했다. 캔디에서 누와라 엘리야로 걸어서 갈 생각이다. 구글 지도 기준 약 80km 니까, 하루에 10~30km씩 걸어가면 3~4일이면 도착할 것이다. 이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침에 출발하면 비가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3시간 걸어갈 동안 비는 하루 종일 쏟아졌다. 해가 없어 쾌적하기도 했지만, 우산을 들어야 해서 손이 자유롭지 못해 불편했다.
장기간 도보여행을 다시 하게 된다면, 고프로와 같은 액션캠을 챙겨 올 것 같다. 걸어가면서 마주치는 우연한 만남을 모두 담고 싶은데, 그 순간마다 카메라를 들면 흐름이 깨져서 싫다. 몸에 한 번 세팅해 두면 의식하지 않아도 담기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편집 없이 도보여행 출발과 끝을 담아 올려 기록하는 것도, 에피소드 단위로 짧게 편집해도 재밌을 것 같다.
걸어가며 만나는 사람들은 밝고 친절했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부녀. 어디로 가는지 묻고, 태워줄지 물어봐 준 트럭 운전사가 떠오른다.
높은 언덕에 있는 집 발코니에서 단발머리를 한 꼬마 여자아이와 아마 아버지인 남성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 쪽에서 먼저 작게 손을 흔드니, 크게 팔을 흔들며 인사해 주었다. 이 소소한 순간에서, 고프로를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글로 전달하기에는 아쉽고, 카메라를 들어 흐름을 깨기 싫은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