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거세지는 시기에 오르막길을 걸어오를 때였다. 한 트럭 운전사가 내 옆에 멈추어 서서 태워주느냐고 물어보았다.
스리랑카는 인도와 차도의 명확한 구분이 없어 차와 함께 걸어야 한다. 흰색 실선으로 아스팔트를 칠해 인도와 차도의 시각적인 경계는 있었으나, 물리적인 경계를 둔 것은 아니다. 풀이 자라 인도 공간을 잡아먹거나, 실선조차 없는 도로도 많았다.
그런 도로를 웬 동양인이 아침부터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으니, 눈길이 갔나 보다. 걸어서 이동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감사함만을 표현하고 떠나보냈다.
문득 콜롬보 첫날에 툭툭 운전사에서 바가지를 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낯선 사람인 건 동일한데 지금 트럭 운전사는 더 믿음이 갔다. 제안하는 상황도 납득이 가고, 그의 표정에 걱정이 여려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