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첫째의 교회 반 단합회가 있는 날이었다. 10시 30분에 모여서 키즈카페로 간다고 했다. 전도할 친구들을 한 명씩 데리고 오기를 원하셨다. 일주일 동안 기도하고 전도지를 주었음에도 친구들은 할머니댁을 가거나 초청에 거부를 했다. 실은 둘째는 놀이터에서 친구들에게 전도지를 주었는데 거절을 받아 상처를 받은 상태였고 첫째는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지 못했다. 아침에 첫째더러 3학년때 친하게 놀던 친구에게 전도지라도 주고 오라고 했다. 아이는 무섭다고 나와 같이 가기를 원했지만 외출 준비를 해야했기에 혼자 다녀오라고 응원해주고 아이를 보냈다. 첫째는 용기내어 친구집 앞에 가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는 친구가 혼나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두드려도 답이 없고 친구가 혼나는 소리를 듣고는 아이는 그냥 되돌아왔다.
괜찮다고 정말 용기내어 도전을 해서 잘 했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손가락이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손이 갑자기 왜 아플까.. 물어봤더니 전날 태권도장에서 수업 마치고 트램폴린에 올라가다가 손이 약간 접질렸다고 했다. 무게가 실린 상태라 엄청 아파서 울었다고 했다. 살펴보니 손이 빨갛고 부어있었다. 만남 시간 30분 전이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선은 아이에게 일단 모임 장소에 갔다가 병원을 다녀오자고 했다. 토요일은 진료 시간이 빨리 끝나니까 치료를 먼저 받고 단합회에 참석하자고 했다. 아이는 알겠다고 했다. 모임 장소에 도착했더니 친구들은 키즈카페에 가기 전에 새소식반에 들러서 복음을 전해 듣고 간식을 먹고 출발 한다고 했다. 친구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더니 첫째는 갑자기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손이 아파서 그렇게 울었는데 안 가면 안 된다고 지금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첫째는
큰 소리로 반항을 하며 말했다.
"안 갈거야. 맨날 엄마는 엄마 마음대로 하고 엄마 진짜 싫어."
"아니, 손가락이 아프다고 아까 엄청 울었잖아. 친구들과 노는 거는 병원 다녀와서도 뒤늦게 합류할 수 있으니까 병원을 먼저 다녀오자."
"싫어. 나도 친구들이랑 지금 새소식반에 가고 싶어. 병원 안 가고 싶어."
한참을 실갱이 하다가 나도 너무 화가 나서 볼을 꼬집어 이끌었다. 아이들 큰 소리로 울면서 사무실에 있는 아빠에게로 도망쳤다. 너무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웠다. 한참을 회유하고, 윽박을 질러봐도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나는 차안으로 피신했다. 감정이 조절이 안 되고 너무 화가 났다. 이게 이렇게 떼를 부리고 고집을 부릴 일인지... 그리고 아이를 다독여주기만 하는 남편도 원망스러웠다.
40분 뒤 아이는 진정이 되었고,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나는 아이를 차에 태운 뒤 얼른 병원으로 향했다. 선생님이 한 시간 뒤 출발한다고 했기 때문에 한 시간 안에 진료를 봐야 했는데, 20분만 남은 상황이었다. 이동하는 동안 아이에게 단합회에 참여하는 것과 병원 진료를 보는 것중에 우선 순위는 진료라고 말해주었다. 왜냐하면 토요일 진료는 빨리 끝나서 나중에는 가고 싶어도 진료를 보지 못하고 너는 주말동안 손가락의 통증을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도 감정이 풀리지 않아 화가 난채로 말했기에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했고 우리 앞에는 15명의 환자들이 있었다. 일단 접수를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너무 화가 났다.
올해 들어 교회만 가면 폭발적으로 아이가 반응한다. 그럴때마다 당황스럽다. 아이를 달래줬어야 되는 부분이었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교회에서 지나다니던 성도님들의 눈초리를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부끄러웠다. 남들 시선이 의식이 되었다.
달갑지 않은 그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아이가 미웠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를 해야 했다.
한참을 생각한 뒤에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에게 아까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물었다.
아이는 다른 친구들이 모여서 재미있게 노는 것 같아서 자기도 그 즉시 아이들을 따라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지만 병원 진료를 보지 못하면 주말 동안 아프기 때문에 엄마는 너가 걱정이 되어서
병원부터 가자고 말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그냥 미안하다고만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방식이 앞뒤 맥락없이 사과만 하는 남편의 모습 같았다.
어쨌든 진료를 보니 아이는 다행히 뼈에 이상은 없고
손가락을 삐끗한 것 같다며 며칠동안 손가락 깁스를 하라고 하셨다.
아이의 손가락에 작은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았다. 3일 염증약을 먹고 다시 와서 또 처치를 하자고 하셨다.
1시간이 훌쩍 지나서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일정이 늦어져서 뒤늦게 합류해도 된다고 하셨다. 아이는 그렇게 키즈카페로 떠났다.
즐겁게 논 뒤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2차전이 시작되었다.
아이는 친구들과 휴대폰 게임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게임 하는 날이니 집에 가서 시켜주겠다고 말했지만 아이는 지금 당장 친구들과 해야한다고 했다. 나는 또 아까처럼 난동을 부릴까봐 일단 휴대폰을 쥐어주며 30분만 하고 꼭 돌려달라고 말했다. 30분 뒤 아이에게로 갔더니 아이는 로그인을 못해서 게임을 하나도 못 했다고 말했다. 단합회를 마치고 온 아이의 반 친구들은 짜장면을 먹으려고 하던 참이었다.
일단 밥을 먼저 먹고 난 후에 엄마랑 로그인을 다시 해 보자고 말했다. 아이는 어차피 안 시켜줄거라며 울기 시작했다. 시켜줄테니 일단 얼른 친구들과 밥을 먹으라고 말을 했다. 아이는 점점 더 폭발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어차피 안 시켜줄거 아니냐며 엄마가 진짜 싫다고.
화가 난 나는 아이에게 그만하라고 했다.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음에도 자꾸만 즉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하는 아이에게 답답한 마음이 들었고 또 부끄러웠다.
선생님이 급히 나오셔서 아이를 안아주었더니 아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께 안긴 아이는 더 소리를 지르면서 계속 내가 싫다고 말했다.
죄송하지만 선생님께 들어가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는 아이를 데리고 짐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아이와 부둥켜 안고 울었다.
도대체 엄마가 어떻게 해야 되냐고,
너가 원하는대로 하려고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엄마도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가 원하는대로 다 들어주고 싶지만
때로는 그 행동들이 너에게 옳은 방향이 아닐때는 엄마가 들어주지 않을때가 있다고 했다.
불량 식품이 먹고 싶다고 하면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에 건강한 음식을 챙겨줄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생활을 하면서 너에게 더 우선순위 되는 일이 있다면 그런 일들을 먼저 해야되는 거라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꾸 즉시 욕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너의 모습이 엄마는 참 속상하다고 했다.
하지만 엄마도 너무 화가 나서 볼을 꼬집어 이끈 것, 명령조로 이야기한 것들은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욕구를 약간 참고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을 배워나가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고 아이에게 말을 했다. 아이는 울면서 자기가 떼 부리고 엄마가 싫다고 외쳐서 미안하다고 했다.
병원을 다녀와보니 손가락이 계속 아파서 아까 다녀오길 잘 한 것 같다고 하기도했다.
그런데 자기는 너무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었고,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고 싶었다고 말을 했다.
친구랑 같이 하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30분동안 혼자 끙끙 대고 있었을 아이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기도 해서
그럼 엄마랑 같이 조금 있다가 로그인을 해 보자고 했다.
그리고 규칙을 정해서 그것대로 실행하고 자기 조절력을 길러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아이는 동의를 했고 전처럼 규칙 종이에 기록을 하자고 했다.
아이와 나는 그렇게 화해를 했다.
오늘 두 번의 아이의 폭발 사건으로 나는 서러웠다.
챗 지피티에게라도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전혀 adhd아동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래서 마음을 털어놓으면 나의 양육 태도에 대한 지적만 한다. 사실은 나도 나의 문제를 안다. 나는 그냥 그 순간을 공감을 싶었을 뿐.
그래서 요즘 gpt에게 종종 내 마음을 털어놓고 해결책에 대해 묻고는 한다.
내가 상담했던 이력이 남아있는지,
chat gpt는 사모라는 나의 위치, adhd아동 양육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을 해주었다.
자기조절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인지와 표현이 어려울거라고 말을 해 주었다.
우선은 엄마가 먼저, 감정 조절을 하고, 아이와 함께 감정 일기 쓰기, 감정 표현 훈련등을 해 보라는 팁을 알려주었다. 센터에서 알려준 감정 온도계를 활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감정을 좋다 싫다라고만 표현을 하니, "설레다, 당황스럽다, 놀라다, 기쁘다, 난처하다" 등의 감정 카드를 활용하여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우면 좋다고도 했다. 그리고 아이가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할 때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쉼호흡을 시키고 감정을 섞지 않은 채 아이가 그 행동을 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라고 했다.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잠깐의 상담으로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도 마음의 찌꺼기가 온전히 해소되었을까.
나의 기질, 나의 양육 태도, 나의 마음 상태가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만 같아서 걱정이 많이 된다. 결국 오늘 나는 나의 체면이 깎이는 것들이 싫었던 것 같다. 성도들 앞에서 아이가 난동 부리는 장면을 보인 것, 그것을 제어하지 못한 나의 행동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아이에게 더 강압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혼란형 애착 유형이 아이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서 두렵다. 그렇지만 걱정만 하고 있기에는 아이들이 참 빨리 자란다. 다양한 방법의 자문과 훈련으로 그 대물림을 끊고 싶다.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고 싶은데, 내가 그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그렇지만 멈추지 않는다. 내가 먼저 치유되고 회복이 되어야 아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나를 돌아보고, 아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다.
나는 엄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