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언제나 믿음이 진실보다 강하다는 것입니다.
응급실 당직을 서고 난 다음 날, 시내에서 외식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확성기를 들고 고래고래 연설을 외치는 어느 단체를 보았다. 각자의 방향으로 지나치는 행인들과, 결연하게 한 곳만 바라보는 시위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우리의 날숨보다 더운 들숨을 마시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이들을 뜨겁게 뭉치는 신념이란 대체 무엇일까.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언제나 믿음이 진실보다 강하다는 것입니다. 진실은 믿음의 가호를 받지 않고서는 정어리 뼈가시에 목이 막혀 켁켁거리는 망망대해의 표류자처럼 초라하고 위태로울 뿐입니다.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지만, 누군가 스쳐 지나간다고 한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게 벌거벗은 진실의 몰골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설령 진실이 아니더라도, 믿음의 갑옷을 입으면 번쩍번쩍 빛이 납니다. 밤공기의 묵직한 밀도를 간신히 건너온 초승달의 옅은 달무리에도, 그 금빛 갑옷은 살뜰히 달빛을 끌어모아 뭇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빛은 어떤 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게 하고, 또 어떤 이의 눈을 멀게 할 수 있을 만큼 강합니다. 나는 그 빛에 의지하여 펜을 꺼내들고 누런 종이에 금빛 갑옷을 찬양하는 시와 연설문을 쓰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