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란

이러지 마 제발

by 함은정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맑은 날,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주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

아이들의 등교와 동시에 나의 일과도 시작된다. 오전에 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의 듣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다. 시간은 왜 이리 빨리 흐르는 거람. 몸이 열 개였으면 좋겠다. 열 개. 상상만으로도 좋은데.

"띠리리링"

출입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학교 다녀왔습니다"가 들려온다. 다시 현실 육아 세계로 출근.

"잘 다녀왔어? 보고 싶었어."라며 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한다.

그러나 곧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아이들의 행동. 신발을 벗자마자 옷가지들을 벗어던지며 신나게 들어온다. 옷을 벗어서 가지런히 놓거나 세탁기에 넣어놓길 바라는 건 과욕인 걸까.

이런 행동은 옳지 않아. 훈육을 시작할 시간이다. 나 법대 나온 엄만데,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아! 공연음란죄가 좋겠다.

"동작 그만, 동작 그만"

'옷을 벗는 행동은 그만하고 다시 옷을 입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혹시 성 풍속에 관한 죄라고 들어봤을까? 성 풍속에 관한 죄란 성도덕 또는 성풍속을 침해, 위태화하는 죄야. 이는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지."

"물론 특정 소수인에 대해 음란한 행위를 한 때에는 실내와 실외를 불문하고 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지만, 엄마는 이 죄를 너희들에게 적용하고 싶어 지네."

"엄마는 극소수설을 따르는 편이거든."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엄마의 일장 연설을 멍하니 지켜보던 아이들은 말이 끝나자 쪼르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옷을 입으라는 말이었는데, 오류가 났군. 역시 배운 엄마는 다르다고 자아도취에 빠진 나는 아이들이 벗어놓은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기며, 세탁실로 이동한다.

소통 오류가 났음에도, 둔감한 엄마의 육아는 '공연음란죄'와 함께 오늘도 살~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