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층간소음 가해자입니다.
관리사무실에서 다녀간 뒤, 어쨌든 위아래로 다녀가신 관리사무실이 너무도 감사해서 비타민c 한박스를 들고 관리사무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어쨌든 소음이 전혀 안난다고는 말할 수 없고, 또 서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맞으니 더 조심하겠다고 관리사무실에 말씀드렸다. 그리고 소음문제 있으면 연락달라는 말과 함께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저희집때문에 고생이 참 많으세요. 무슨 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
아랫집 태도를 보아하니 이건 끝날 문제로 보이지가 않았다.
그집이 이사를가든, 우리집이 이사를가든 둘 중 하나가 이사를 가야 끝날 문제처럼 보였다.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조심하는게 좋은거 같아 아이들을 데리고 더 열심히 나돌아 다녔다.
내가 내집두고 밖으로 도는게 너무도 화가나고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더욱 열심히 나돌아 다녔다.
마침 큰아이 방학도 해서 시골 엄마집으로 향했다.
마당이 너른 엄마집에서는 아이들이 뛰고싶으면 언제든 문만열고 나가서 뛰었다.
"외할머니집은 마당이 있어서 너무 좋아!"
층간소음때문에 속이 상하다는 말에 엄마는
"여기서 다 뛰고 가라!"
라며 위로를 해주셨다.
엄마밥을 일주일동안 열심히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힘내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근처 시댁에도 더 자주 갔다.
집에서 밥먹어도 되지만 낮에 잠을 잔다니 집에서 실컷 자라는 마음으로 시댁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머님도 그냥 와서 밥을 먹으라며 점심밥상을 차려주셨다.
며느리 점심밥상 차려주는 고마우신 시어머님.
그렇게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 한그릇 먹고는 집으로 향하려는데
"오늘은 애들 다 놓고 가. 방학이잖아. 너도 집에가서 잠좀 자고."
라며 아이들을 놓고 가라고 하셨다. 냉큼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을 놓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관리소장 아저씨를 만나 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뒤 관리소장님이 다시 방문하셨다.
"저, 또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와서요."
얼굴에 난처함이 보였다.
시간은 오후 5시였다. 시끄러운건 낮 12시였다고 한다. 바뻐서 그때 오지 못하고 지금 왔다며 멋쩍게 이야기 하시지만 관리실 소장님도 알고는 있었다. 그 시간에 우리집이 빈 집이었다는 것을...
저 시댁에서 밥먹고, 아이들 시댁에 두고 왔는데 시끄러웠다고요??
빈집도 시끄러울 수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