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근무 3년 차

어떻게 흘러간지도 모르는 사회 초년생의 첫 시작

by 오토홀딩

입사 3년 차가 되었다. 빠르게 흘러가 버린 지난 3년은 최근에 경험했던 시간들이 아니라 아득히 멀어지고 희미해진 아주 오래 전의 무엇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것을 몇 번 더 반복해야 끝이 날 것인가를 셈 해보지만 그럴수록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손발이 뻣뻣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교대 시간이 되어 바쁘게 일터로 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새삼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힘없는 한 개인 인지를 느끼곤 한다. 그 개인들이 모여 거대한 기업 조직을 구성한다. 조직은 곧 개인들의 집합체,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가끔은 그들이 '당신이 없어도 이 세계는 굳건할 것이다.'라는 암시를 보내는 것만 같다. 자발적으로 맺은 계약 관계이지만, 일할 사람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듯한 기업의 고자세는 이 생활에 신물이 나게 한다. 지금이야 조직의 일원이지만, 나도 언젠가는 다시 소속 없는 개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전까지는 쓸모를 잃지 않고 홀로 설 수 있는 유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인식이 더 높은 보상과 더 좋은 환경을 좇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회의적으로 운을 떼었지만 사실 감사할 부분도 많다. 가진 것도 없고, 배움이 길지도 않은 나를 어엿한 납세자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준 회사에 감사하고 있다. 이 보상이 내 능력에 대한 온전한 보상이라기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철강 산업규모의 경제, 앞서 구축해 놓은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열심히 배워 최고의 기능인이 되자던 입사 초기의 다짐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수직적인 상명하복 식의 조직 문화에 치여 닳고 닳아버린 것 같다. 뜨겁고, 더럽고, 육체적으로 고단하니 쉬운 방법만을 찾고, 타성에 젖어가며 나태 해지는 것을 스스로가 느끼고 있다. 남들보다 빠르게 돈을 벌고, 홀로 서고 싶어 공고 진학을 선택했지만 12시간 교대가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오면 그때의 그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이었나 하는 의문이 생기곤 한다.


세상은 내가 마음먹은 대로 모습을 달리 한다. 이곳이 따분한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할지, 자아실현과 성공의 장이 될지는 내가 받아들이기에 달려있다. 입사 후 3년은 뚜렷한 목표 없이 새로운 업무와 새로운 인간관계에 적응하느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두서없이 하고 싶은 말을 나열해 놓았지만, 글을 쓰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것 같다. 개인적인 일을 세세히 적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해를 넘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무슨 감정으로 글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외로워서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타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마음을 터놓을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나와 같이 타지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우연히 이 글을 보고 조금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