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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성 Dec 04. 2022

나의 모든 순간 중 가장 소중한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

TIME & MOMENT


하루하루 삶 속에서 매순간이 소중하지만 가장 소중한 순간에 대한 우선 순위를 굳이 두자면 아침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다.


집이 너무 멀어서 정시에 출근하게 되면 고속도로에서 2시간 가까이 소비하게 되고

시간이 너무 아까워 5시 30분에 일어나 출근하면 6시 45분 정도면 회사에 도착하여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이른 아침에 출근하면 자연스레 라이브러리로 가게 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이 우리집이라면 그 다음은 사무실 그리고 세 번째가 라이브러리가 아닐까?

지금 시대에서 보기 어렵고 멸종 직전인 고졸이라는 학력으로 회사에 입사한 것도 기적같은 일이지만 오랜시간 가까이 회사를 다닐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엔씨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멋진 분들과 무수히 많은 책이 존재하는 환경이라고 생각해 왔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스무네살 매일 사우분들의 우편물을 하나하나 자리 위에 전해 드리고 라이브러리에서 빌린 책을 읽고 나도 언젠가 엔씨에 일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독서한 덕분에 이렇게 좋은 회사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행복한 순간은 짧게 느껴져서일까? 그렇게 18년이 흘렀고 감사하게도 엔씨의 구성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잘 해내고 있다.

누가 보던 보지 않던 인정해 주던 인정해 주지 않던 상관 없이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 왔을 뿐인데 뒤돌아 보니 정말 짧은 순간이었다.


오늘도 나의 아침과 생각을 깨우는 라이브러리에서 나의 하루는 어김없이 시작된다.


나보다 먼저 회사에 나온 분이 한 분 보인다. 청소하시는 미화 여사님이다.

예전에 사옥관리팀에서 미화업무를 담당했고 회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이 곳 판교R&D센터에서 10년 가까이 일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내가 미화업무 담당할 때 잘 대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받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그 분들의 월급을 올려줄수는 없지만 “감사합니다.” 따뜻한 한 마디 전한 것을 가지고 기억해 주시는 것을 보면 사람은 꼭 돈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감동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MOMENT라는 주제로 사진만 찍으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SPACE에 관한 이야기가 되고 결국 순간이라는 것도 어떤 공간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기에 너무나 당연한 것일까?

라이브러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지만 각 공간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신사옥이 지어질 주차장 쪽을 바라보면서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지고 

새로운 결심 같은 것을 하게 된다.

앞으로 지어질 우리들의 건물처럼 내 꿈도 하나둘 조금씩 쌓여 멋진 미래를 만들거라는 상상같은 것


이 통로를 지나다보면 반드시 누군가와 마주치게 된다.

얼굴을 보니 문득 해야할 이야기가 생각난다.

잠시 창가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바쁜 사람은 빠르게 지나가고 책을 찾는 사람은 천천히 지나간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이 통로는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그렇게 지나쳐 간다.

여기에는 열람용 도서들이 있는데 사서분들이 큐레이션한 책들이기 때문에 좋은 책들이 많다.

특히 인기가 많아 대기를 해야하는 책도 여기서는 열람용 도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그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얻는 방법들이 많다고 느낀다.

라이브러리에서는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

하늘정원에 나가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예쁜 장식들로 꾸며진 라이브러리를 만날 수 있다.

우리팀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더 예쁘게 꾸며지는 모습을 볼 때 너무 기쁘다. 사우분들이 사진도 많이 찍고 소중한 순간을 기록했으면 좋겠다.


라이브러리에 가면 친절한 사서분들이 매일 좋은 책을 고르고 정리하고 대출해 주시고 있다.

책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사서가 되어서 사서 고생(?)을 하실까 생각도 들지만 나도 책이 너무 좋아서 집에도 서재를 꾸며 놓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도서관도 자주 가고 다산에 있는 정약용 도서관도 수시로 가니 나야말로 진짜 책 매니아가 아닐까…

라이브러리 대출도 많고 은행 대출도 많고 대출인생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얼마전에 정기간행물 설문조사를 해서 진심을 다해서 참여했다.

이런 책들은 인사이트 넘치고 실용적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까이에 너무 편한 곳에 있다는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택을 받지 못한다.

만약 내가 회사에 다니지 않고 정기간행물을 구독한다면 그 엄청난 비용에 압도되어서 읽을 엄두도 못낼 것 같다.

행운을 찾고 부자가 되는 길도 행복처럼 가까이에 있는데 우리는 무심코 지나쳐 가는 것은 아닐까?


신착 도서는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재수가 좋으면 재미있는 책을 지나가다가 볼 수도 있고 엔씨인들은 최근에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신착 도서에서 엿볼 수 있어서 좋다.

뭔가 카테고리 구분도 없이 그냥 신착 도서니까


이 자리는 둘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사우분들이 자주 보인다.

나는 업무 시작하기 전에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 이 자리를 많이 이용하는데 카페 창가에 앉아서 조용하게 공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다. 

하늘정원 바라보고 잠시 생각에 잠길 수도 있고 


이 공간이 라이브러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적다.

그래서 고민이 있어서 상담을 하거나 혼자이고 싶을 때 이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조금 더 솔직해 지는 공간이다.

아무래도 각자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의자에 나란히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진심과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여기에 앉으면 눈치가 보인다. 

그저 앉아서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나오고 즐겁다.

라이브러리는 정숙하는 공간으로 조용히 대화해야 하는데 이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즐거운 목소리가 커진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편한 시간에만 이용한다.


컨셉아트 존이라 그런지 몰라도 아트하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눌 때는 이곳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농담이 아니라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아트하시는 분들하고 만나서 잠시 이야기 나눌때면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향하게 된다. 나는 그들을 예술가로 생각하고 그들도 그림이 있는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리라.

책에 둘러싸여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두 곳 있는데 한 곳이 여기다.


마지막으로 책 그리고 독서라는 것은 다른 것과 달리 임계점이 너무 높아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가장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공부를 하면 시험 성적이나오고 기타 연습을 하면 조만간 한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고 피트니스를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데 독서라는 것은 아무리 해도 도무지 발전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가끔 “당신은 왜 책을 열심히 읽는데 발전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은 내가 책을 읽고 실천을 잘하지 못해서일 뿐이지 책에는 잘못이 없다.

TJ만 보더라도 엔씨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고 가장 부자가 아닌가?

굳이 누구를 찾지 않더라도 내 옆에 엄청나게 독서하고 일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나의 롤 모델이고 언젠가 나도 그렇게 될 것이다.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그 꿈을 키워주는 곳이 바로 라이브러리다.

                    

2022.12.04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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