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 옆에
집게로 바람을 잡아 둔다.
축 쳐진 옷들이
흥겹게 춤을 출 수 있도록
바람의 귀퉁이를 꼬옥 집어 둔다.
바람이 도망가려 날뛰면
집게를 하나 더 쓰면 그만이다.
빨래가 바람의 박자에 맞추어
탱고를 추고
왈츠를 춘다.
왼쪽 오른쪽 스텝을 밟으며
양팔로 서로를 감싸 안는다.
절정에 다다른 둘은
하늘로 날아오르려 빙글빙글 돈다.
승천무(昇天舞)
하지만 집게는 호락호락
놓아줄 생각이 없다.
며칠 전부터
안개의 습기를 머금은 고민이
눅눅하고 매캐하다.
내 마음에도
바람잡이 집게 몇 개를
들여놔야겠다.
함께 장단을 맞춰줄
바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