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온 김에 계속해서 가보자.

by 김재호


30대가 될 때까지 저는 기초대사량이 비교적 높고, 뼈는 굵은 편이며, 근육이 잘 붙고, 운동까지 좋아했기에 평생 살이 찌지 않을 것이라 예단했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야근과 출장 그리고 운동 부족으로 인해 서서히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하더군요. 하필이면 막 결혼했던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은근슬쩍 아내 탓으로 돌렸었죠.


전부는 아니겠지만 사실 완벽하게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결혼 전에는 입이 짧아서 배가 부르면 음식이 얼마가 남아있든 숟가락을 내려놓았고, 간은 계란 프라이에도 소금을 치지 않을 정도로 싱겁게 먹었으며, 육류보다는 채식을 주로 했었으니까요. 더불어 틈만 나면 농구, 당구, 탁구 등도 즐겼고요.


나이 탓인지, 아니면 체질 변화 탓인지 아무튼 그렇게 야금야금 배 주변을 군살이 점령하더군요. 체중계가 집에 없었던 터라 옷을 구매할 때마다 한 치수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체감했었습니다.


저는 군대에 있었을 때의 몸무게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73kg.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술도 마시지 않고, 운동까지 하는 아주 모범적인 일과였으니까요. 180센티미터 키에 적당히 근육이 붙은 몸매가 나름 보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작년 말, 제 몸은 부풀다 못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당연히 건강에도 적신호도 켜졌고요. 오늘 다시 확인해 보니 2022년 12월 30일 기준으로 무려 96.6kg이었더군요.


심각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올초부터 다이어트를 준비하다가, 4월 1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을이 되기 전 75kg 달성을 목표로! 아자아자!!


예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덜 먹고, 더 움직이자.'가 유일한 Plan이었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던 살이 조금씩 이별을 고하더군요. 슬픈 이별이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꼬르륵' 소리로 인사를 대신하며 멀어져 가는 과거의 모습이 전혀 그립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드디어 두 번째로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을 확인했습니다. 79.9kg!!


출처 : 김재호

아내에게 비교표를 보여줬더니 '칭찬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뭐, 칭찬받으려고 한 도전은 아니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용돈을 모아서 멋진 티셔츠를 사주겠다고 하네요. (역시 칭찬은 물질적인 것으로......ㅎㅎ)


이제 5kg 남았습니다. 점점 힘들어지겠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계속해서 가 볼 생각입니다. 아내는 더 빼면 볼품없어 보일 것 같다고 하는데 그건 그때 가서 보면 알겠죠. '요요'에 대한 걱정도 미리 할 필요는 없고요.


아무튼 오늘은 플렉스를 좀 즐길 예정입니다. 막걸리를 사다 놨는데 무엇을 안주로 삼을지 고민입니다. 정작 이래놓고 또 두부와 닭가슴살을 꺼낼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매거진의 이전글수련 (修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