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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Aug 02. 2023

변화 (變化)

  

  '12년간 함께했던 펜(Pen)을 놓고, 새로운 친구와 악수(Shake)를 했다.'


  위 문장을 읽으셨을 때, 어떤 내용의 글이 이어질지 예상이 되셨나요?  그리고 제목을 보시고 뭔가 대단한 변화라도 있으려나 기대를 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은 탁구 라켓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짧게 해 볼까 합니다. 


너 제법 나이를 먹었구나? (출처 : 김재호)


  2011년 8월부터 쓰던 탁구채를 어제부로 내려놓았습니다. 직장에서 선물로 받았던 펜홀더 타입 (Penholder Type)인데 어쩔 수 없이 봉인하기로 결정했거든요.


  우선 라켓과 그립의 특성상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가다 보니 좀 과하게 쳤다 싶은 날에는 파스를 붙이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한창때에 비해 떨어진 순발력으로 인해 백핸드 전환이 늦어져서 실책도 자주 발생했고요.


  선수할 것도 아니고 시합에 나갈 것도 아니기에 그냥 계속 쓸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체력 소모가 덜한 셰이크핸드 타입 (Shakehand Type)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연거푸 받은 터라 결국 결심을 했습니다.


  이왕 바꾸기로 했으니 바로 탁구 용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을 검색해 봤죠. 이런! 집 근처에는 없고 차로 40분 거리에 딱 한 곳이 있더군요. 탁구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은 유지가 힘든가 봅니다. 저 역시도 인터넷으로 주문해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이것저것 직접 보면서 비교도 해보고 제 스타일에 맞는 라켓을 구매하고자 직접 방문했습니다. 며칠째 이어지는 무더위를 뚫고 말이죠.


출처 : 김재호
출처 : 김재호


  라켓(Racket)과 러버(Rubber)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 신발이며 옷 그리고 각종 액세서리도 진열이 잘 되어있더군요. 같이 따라간 아이도 탁구채를 사주면 탁구를 배우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쉽게 넘어갈 제가 아니죠. 한두 번 당한 게 아니니까요. 조만간 아내의 러버도 교체하기 위해서 재방문하게 될 것 같습니다. (러버를 한글로 쓰니 뭔가 애매하네요.^^; 아내가 사랑하는 사람 즉, 나를 교체한다고? 흠... 통상적으로 쓰는 라바가 적절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서로 상견례를 마치고 드디어 악수를 하게 된 새 라켓입니다. 오랜 기간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그립을 바꾸는 일이 그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기에 가장 무난하고 보편적인 라켓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정들었던 Pen을 내려놓고, 새로운 녀석과 악수를 하면서 빨리 친해질 순간입니다. 


  '우리 앞으로 잘 지내보자꾸나. 잘 부탁한다~'


인수인계 완료 (출처 : 김재호)



(참고로 저와 탁구 용품점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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