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왜 우리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가

by 홍종원

우리는 본능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내일의 날씨를 확인하고, 주식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회사의 전략을 세운다.
그러나 역사는 늘 우리의 계산을 비웃듯, 뜻밖의 사건들로 방향을 바꾸어왔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블랙 스완』에서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서구 사회에서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모든 백조가 하얗다고 믿었다.
그러나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그 믿음은 단번에 무너졌다.
한 마리의 검은 백조가, 수천 년간 이어온 확신을 무너뜨린 것이다.


역사 속 검은 백조는 더 많다.
2001년 9월 11일의 테러,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지만, 모두 인류의 삶과 경제를 뒤흔들었다.
이런 사건들은 한순간에 규칙을 바꾸고, 계획을 무력화하며, 질서를 재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 가진 양면성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불확실성은 두려움이다.
“혹시 실패하면 어쩌지?”
“계획이 틀어지면 끝나는 건 아닐까?”
그러나 탈레브는 오히려 불확실성 속에야 새로운 가능성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예측 가능한 사건은 기존 길을 따라갈 뿐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이 통찰은 우리가 고민해 온 조직과 문화의 문제와 직결된다.
위기는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순간, 어떤 조직은 무너지고, 어떤 조직은 새로운 길을 연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계획의 정교함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문화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DVD 대여 사업이 몰락할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그 배경에는 ‘자율과 실험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있었다.
반면 블록버스터는 기존 질서에 매달리다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두 회사의 운명을 갈랐던 것은 기술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대하는 태도였다.


탈레브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예측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사건이다.”
그러므로 기업과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견디고, 더 나아가 성장으로 바꾸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검은백조.png


우리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준비할 수는 있다.
두려움을 직면하고,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것. 그것이 살아남는 조직의 진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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