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진시황

일잘러의 힘, 정치력(원고)-각박에서 물러서기 - 진시황(국위 요)

by 오치규


상앙은 대단한 개혁으로 진을 강대하게 만들었고 그의 개혁을 바탕으로 천하를 통일한 것은 진시황이었습니다. 상앙은 훌륭한 개혁가였지만 ‘각박소은'한 사람이었고 진시황 역시 상앙 못지 않게 각박소은한 사람이었습니다.



진시황의 각박소은한 모습을 잘 알았던 사람은 대량大梁 국위國尉 요繚였습니다. 그는 계책을 내어 진시황을 도운 적이 있었습니다.



“진의 강대함 때문에 제후들은 다만 군현의 우두머리에 불과할 따름이지만, 신은 다만 제후들이 연합해 군사를 모아서 갑자기 공격해올까 걱정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백智伯, 부차夫差, 민왕湣王이 망한 까닭입니다. 원하옵건대 대왕께서는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대신들에게 주어, 이로써 그들의 계획을 혼란시킨다면, 불과 30만금을 잃고 제후들을 모두 소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는 ‘소은'한 진시황에게 ‘다은'을 충고한 것이었습니다. 대신들에게 재물로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요는 주장했고 이를 진시황이 받아들여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진시황은 요를 대할 때에는 평등한 예절로 대했고 의복과 음식을 같이 했습니다. 하지만 요는 진시황은 각박함을 잘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요는 진시황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진왕의 사람됨이 높은 콧등, 긴 눈, 맹금猛禽 같은 가슴, 승냥이 소리 같은 목소리에, 인덕이 부족하고 호랑이와 이리 같은 마음을 가져서 곤궁한 때에는 쉽게 다른 사람의 아래에 거하지만, 일단 뜻을 얻으면 역시 쉽게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다. 나는 평민신분이거늘 나를 볼 때마다 항상 스스로 나에게 몸을 낮추고 있으나, 만약 진왕이 천하에서 뜻을 이루면 천하 사람들이 다 그의 노예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와 더불어 오래 교유하지 못할 것이다.”(사기, 진시황본기)



요는 진시황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표현했고 그래서 진왕에게서 도망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진왕은 그 사실을 알고 한사코 머물도록 권유했고 진나라의 국위로 삼았고 결국 그의 도움을 받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사랑받는 지도자보다는 두려움을 받는 지도자가 더 낫다고 했지만 강제보다는 동의가 더 중요한 오늘날에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도자가 선호됩니다. 날카로운 성품을 가졌고 결국은 사람들을 잡아 먹을 것 같고 뜻을 이룬 후 사람들을 노예로 삼을 인품이라면 위기를 돌파할 때가 아니면 사람들을 모을 수는 없습니다.



능력이 출중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상앙이나 진시황처럼 각박소은한 사람이 아닌지 점검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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