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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치규 Oct 14. 2021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정치력-부쟁하기-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늘 힘든 싸움의 상황 속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평안을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세속을 떠나 초연해지면 됩니다.  


이런 경지를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은 이렇게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글 읽던 당일에는 경륜經綸에 뜻했는데,

해 저무니 도리어 안씨顔氏(안연)의 가난함이 달가우네.

부귀는 다툼이 있으니 손대기가 어렵고,

임천林泉(자연)은 금함이 없으니 가히 몸을 편안히 하리.

산에서 나무하고 물에서 낚시하니 배 채울 만하고,

달을 읊고 바람을 읊으니 마음 화창하기에 넉넉하네.

학문이 의심치 않는 데에 이르니 참으로 쾌한 일인데,

헛되이 백년을 사는 사람이 되게 하지 마라.

(대동기문1, 229-230)


세상을 경영하는 경륜과 부귀를 추구하는 일에는 다툼이 있어 손대기가 어렵습니다. 무엇이든 사람들과 함께 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그런 다툼과 어려움 속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쟁하기'는  서경덕처럼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싸움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싸움을 조금 완화하고 피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서경덕은 일의 현장에서 떠나 학문과 자연의 세계로 떠난 사람입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려면 서경덕을 따르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습니다. 열심히 싸우되 또한 불필요한 싸움을 하지 말고 싸움을 피하고도 이길 수 있는 길을 부단히 찾자는 것이 바로 '부쟁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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