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동짓날이라
동생이 퇴근길에 팥죽을 사 온단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아뿔싸.
팥죽집에 대기자가 길게 줄을 섰단다.
한 시간, 두 시간,
꼬르륵 꼬르륵.
큰일이다.
뱃가죽과 등가죽이
만나려 한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팥죽을 영접.
새알심이 참 야무지게도 들었다.
최고의 반찬은 시장이라더니,
눈 깜짝할 새
동치미 한 그릇과
팥죽 두 그릇을 해치웠다.
팥죽은 귀신을 쫓기 위해
먹는 음식이라던데,
이 정도면
온 동네 귀신을 쫓다 못해
옆동네 귀신까지 쫓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