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의 바다

321 바다

by 뿡빵삥뽕

https://youtu.be/kxEMgHGrAPM



드뷔시의 교향곡중 'La Mer(바다)'라는 곡이 있습니다. 드뷔시는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 음악으로 넘어오는 시기 대표되는 인상주의적 음악가입니다. 이 곡은 드뷔시의 대표곡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위용을 그때그때의 인상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죠.


다양한 바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바다'라는 주제로 귀결됩니다. 수많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바다'를 말하고 있습니다.




주말 광화문 촛불시위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김장을 돕느라 힘들어서 빠질 뻔 했는데 마침 누나와 매형이 간다 하니 덩달아 같이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넝실대는 촛불파도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각자 '시민'으로서 자기 삶에서 어떨 때는 좋게, 어떨 때는 좋지 않게 살아가는 백만명의 각기 다른 인파가 하나의 파도로 촛불의 바다, 민주주의 바다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https://youtu.be/_RasPFkK4_g


어떤 빛은 진짜 촛불이었고 어떤 빛은 LED촛불, 스마트폰, 랜턴이었지만 단 한가지, 박근혜 퇴진을 통한 진정한 민주주의의 회복과 정치의 인간성 회복을 갈구하고 있는 하나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런 동질감, 광화문에서 박근혜 퇴진을 명령하는 시민의 촛불시위에 참여하면서 드뷔시의 'La Mer'가 계속 겹쳐 떠올랐습니다. 크게 즐겨 듣는 곡이 아니었음에도 다양한 모습과 개성이지만 결국 하나의 주제안에서 넘실대는 파도를 일구어내는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결국 거대한 바다.





지난 금요일 이승환 옹의 <물러나Show>가 광화문에서 있었습니다. 그 날은 청룡영화상 시상식일이기도 했습니다. 일곱시쯤 광화문 별다방에서 책을 읽다 한시간 정도 후에 광화문 정문 바로 앞에 설치된 무대로 옮겨갔습니다.

- 춥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였고, 그 사이에 서있었지만 추웠습니다.

- 이만 집에 갈까...


추워서 벌벌 떠는데 문득 세월호가 생각났습니다.

- 4월의 아침바다... 그 아이들도 엄청 추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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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닷물이 들이닥치고
작은 희망이 절망으로 잠식되고
공포가 아이들을 삼켜 생명을 잃는 상상

광화문 공연무대 앞에 서서 추위를 통해 그동안 피해왔던 그날 바닷속 학살 아닌 학살을 당했던 희생자들의 추위를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먹먹함이 스며들고 울컥하고...

당시의 배가 기울어진 사진은 그냥 '배'가 아니라 많은 학생을 포함한 희생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바다...



'이근섭'이라는 분이 유튜브에 11월 12일 광화문에 증강현실을 입힌 동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노란 배를 등에 얹은 고래의 모습입니다.

https://youtu.be/CDmLs6nzHXg


2014년 4월 16일

바다가 기우뚱... 거대한 바다에 잠긴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누나와 친구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덤덤하게 생각했습니다.

'뭐... 다 구하겠지.'

그리고 전원 구조 속보가 올라오더니 오보라는 소식과 함께 저녁에 아이들의 생사가 절망으로 기울었고, jtbc 뉴스에서 오랜 시간 세월호 사건을 다뤘습니다.




아이들과 승객들을 삼킨 바다는
그날 이후
인간성과 가난한 사람들과 언론의 가치와 정의와
민주주의 시민의 자존심을 삼켜버린듯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광화문 시위에서 백만의 촛불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시민들이 바다에서
잃은 것들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증강현실로 끌어올려진 세월호
파도를 직접 몰아치며
스스로 바다가 된 민주주의의 시민들



차가운 바다와 더러운 족속들이 아이들을 삼켰지만
촛불이 몰아친 뜨겁고 반짝이는 바다는
다시 끌어올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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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잔당들이 쉽사리 자신들이 거머쥔 권력과 재산을 포기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오래걸릴것 같습니다. 처음엔 짜증이 나고 분노가 들끓고 매일같이 그들의 존재에 침을 뱉는 상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고집을 부리고 미련을 못 버리고 버티려고 할 수록 시민들의 바다와 몰아치는 파도는 더 많은 것들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들의 비리와 천박한 정신과
지저분한 사생활에 대한 의혹들이 끌어올려졌고,

결국엔
2014년 4월 16일의 치부까지
끌어올려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민주주의 시민의 바다에서 몰아친
촛불의 파도 앞에서 그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을






드뷔시의 'La Mer'는 음악의 시대가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전환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광화문에서 목격한 민주주의를 다시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다는 그동안 국가와 국민을 집어삼키려했던 역사 속 망령의 바다를 몰아내고 추잡한 것의 진실까지도 밝혀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호탄, 시작점이 되길 소망합니다.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 서 있는 세종대왕의 600년전 어록입니다.

『백성이 안 된다고 한다면 그것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
세종실록 12년(1430) 7월 5일.


2016년 박근혜는 대통령이어선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