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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쓰의 단세포 일기
by 열이 Mar 08. 2017

<국민대통합>이라는 판타지,
혹은 사기극

351 전체주의 생각이 납니다


선거

대선,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를 무론하고 통합을 외쳐댄다.

확정적으로 보이는 조기대선을 향한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도 통합국민대통합이라는 단어가 쉴새없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어제 탈당을 선언한 김종인 전 의원도 국민대통합을 이뤄보겠다는 나름의 결심을 던졌다. 



애초에 <국민대통합>이라는 말은 어폐가 있다. 
존재할 수 없다. 불가능한 목표다. 분명히 안되는 말이다.
 

특정 대주제에 대한 의견일치를 볼 수는 있겠으나
 <국민대통합>이라는 '하나'에 대한 희망과 요구는 상상의 나라에서나 가능하다. 

<국민대통합>보다는 제한된 영역에서 <국민합의>라는 말이이라야만 가능하다.
<국민대통합>은 오로지 정치인들이 표몰이를 위해 사용하는 선전, 구호, 선동에 가깝다. 





구체적인 의견을 개진하지 않더라도 <국민대통합>이라는 말에 의심을 한번만 던져보면 이게 얼마나 얼마나 어렵고 곤란하고 불가능한 일이며 되어서도 안되는 전체주의적 발언이라는걸 알 수 있다.



전체주의는 독재와 이어진다. 
'하나 됨'이라는 것은 망령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우리가 속한 어떠한 공동체와 조직도 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고 
한단계씩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최소한의 의견, 정체성만 일치하게 된다.

가족 - 동네 - 학교 - 직장 - 사회 - 지역 - 광역 - 국가 - 대륙  - 국제연합체





조직과 공동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최소한의 교집합만 끼워맞춘다. '성씨'는 가족, 지방에서는 동네에 한정된다. 학교는 나이 혹은 성별. 직장은 적성, 지역, 여건으로 이뤄진다. 언어는 대체로 하나의 국가에서만의 교집합이다.

가장 많은 요소를 공유하는 가족간에도 한끼 외식 메뉴를 결정하는데 의견이 항상 통합되지는 않는다. 예민함을 소유한 가정에서는 반찬은 물론이거니와 비누, 샴푸, 섬유유연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통합>이라는 말이 얼마나 불가능하고 곤란한 일인지는 '하나의 진리'를 공유한다는 기독교만 봐도 알 수 있다. 절대 진리를 주장하고 하나의 책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지만 얼마나 많은 분리와 대립이 있었는가. 그러한 그들이 결정한 해결 방법은 그들로서는 최소한의 요소만 교집합으로 삼고 개성에 따라 '따로 따로' 공존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로 '정상'으로 인정되는 대형 종파가 이 정도니 
사이비, 이단까지 합치면 거론 불가능의 수준이라 하겠다.






남성들이라면 '군대'를 상상해봐도 좋을 것이다. 
예비군도 싫은데 '대통합'이 이루어진 군대랴.






조직이 커질수록 교집합은 적어지고 그 교집합의 요소는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그런데 오늘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국민대통합>안에 어떤 요소들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통합인가?
뭘 통합시킬거냐는 말이다.




통합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다름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해주는 시스템에 관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그것은 절대로 <국민대통합>이 아니다. 


'다름의 범위'를 보다 넓게 수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심리적, 행정적 인프라를 갖춰줘야 한다. 


같잖은 <국민대통합>은 
유당 불내증과 알러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우유와 땅콩이 몸과 머리에 좋다고 매일 먹이는 것과 같다. 



박정희를 대표로 하는 독재시절을 지나오면서 강제된 통합의 장점도 분명히 있었다. 효율이나 집단의식. 그리고 그것이 만족시켜주는 권력자의 통제욕. 

그러기에 성숙한 오늘날에도 그 망령에 사로잡혀 더이상은 불가능한 주장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이를테면 태극기 집회라는 곳에서 '국가 원수'라거나 '탄핵되면 나라 망한다'같은 생각 말이다. 그건 전체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며 구호다. 

단 '하나'인 박근혜를 위해서 국회도 해산, 특검도 해산, 탄핵 찬성은 빨갱이 좌파, 빨갱이는 다 총으로 쏴 죽여도 된다는 테러선동적 발언.


'우리 수령님'과 다를게 무언지 모를 일이다.
이른바 주체사상.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을 근본으로 한다.

다른 이들에게 해가 되거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개성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사회가 성숙한 것이지

밑도 끝도 없는 <국민대통합>을 외치는 것은 
최대한 하나로 만들어 보겠다는, 
전체를 하나로 만들어보겠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며 독재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은 신화이자 전체주의를 발현할 씨앗에 불과하다.

<국민대통합>은 점심을 대야에 끓인 김치찌개로 통일하자는 것과 같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칫솔, 면도기, 숟가락을 같이 사용하자는 말이다.

나와 다르면 의견이 다르면 우리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의 부정을 자극할 수 있는
<국민대통합>보다는 
<국민합의>라는 '악수'나 '포옹'선에서 
각자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관계가 
보다 수월해지록 밑받침하는 것이 
발전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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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맥쓰의 단세포 일기
게으름에 대한 찬양 _ 버트런드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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