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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y 21. 2017

성차별의 근원, 욕 먹어도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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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징병제가 그 발단이라고 생각하는건 나뿐인가...?
군대라는건 남성들에게
이를테면 일종의 모멸감의 기억인 동시에
은폐된 기득권의 화수분이다.



20대 초에 성차별적인 징병제를 통해
군대에 끌려 간 남성들은
힘과 계급적 폭력에 순응하는 방식을
뼛속깊이 새기고 돌아온다

이미 남성위주의 사회조직에 이런 군대문화가 
이데올로기로 적용되는건 
부인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많은 성폭력이 지하철과 버스에서 벌어지고
조직의 관리자들은 여직원을 희롱하고 무시하는 발언과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성적 폭력과 희롱이 아니더라도
남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인격모독과
일률적 마초이즘에의 강요도 비슷한 궤적을 지난다.



남성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런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이며 부조리한 행태가 가능하다는 것을 군대에서 보내는 2년 동안 싫든 좋든 배우고 온다.

그리고 이런 이데올로기는 힘과 폭력의 역할이 
법으로 남성에게만 적절하다고 하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군대교육은 인간성의 재교육이다.
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말살하고
이병 일병 상병 병장으로 일원화한다.




군인으로 재교육 시키는 과정이 있다면
역으로 재교육 시키는 과정도 있어야 한다,

단순 말년 휴가 따위가 
병장질을 순화시키진 않는다.




이런 남성들이 사회로 복귀하고 다시 조직에 들어가서
부조리를 이해하는 방식은 
결국 군대에서 배운 방식이다.

따박따박 항의해서 이성을 인정받는 것보다
고개를 숙이고 최소한의 개성만 생존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의 진리가 된다.

여성이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하고
이미 적응한 남성들이 양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런 수십년간 누적된 폐단과 악습이
월급 평준화 정도로 해소 될리도 없고
강남역 사건만 꼬집어서 해결 될 일도 없다




성에 따른 이성과 감성의 분립이 완성되는
20대에 들어서 곧바로 군대라는
재교육의 신화가 남녀를 정확하게 가른다.

이건 성역할에 대해서 법의 지팡이가 홍해를 가르는 것과도 비슷하다.



조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왜곡하기도 하는
군 징병제가 완화되거나 개선되지 않는다면 -

확립된 자아가 시작하는 그 지점에서
성역할을 법으로 재단해서 강제하는 재교육이 아니라 
평등의 시발점을 도모하는 법제가 바로서지 않는다면
남녀간 혐오 논쟁은 계속 평행선만 달리게 될 것이다.



이미 시스템이 성차별을 모획하고
그건 당연하다고 강조하고 강조하는데

시스템이 부채질한 부조리를
단지 아무 대책없이 서로 양보만 외치는건

화장을 고치는 것이요
똥 위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요
주말 마트 휴무제를 운영하는 것이요
사실 공허한 외침이다


근원을 싹둑 잘라야 한다



폐단의 무한 반복이자 재생산의 기지인
군대 징병제에 대한 재고없이
백날 천년 외쳐봤자
깨진 독에 물 붓기다.



24시간 감시체제 하의 2년을 생각해보라
그거 생존게임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법적인 문제가 뒤섞여 있지만
'할 수 있다'가 주는 권리가
'하지 마라'의 구호보다
더 큰 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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