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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Apr 18. 2018

80 『코리동』 - 앙드레 지드

『코리동』 - 앙드레 지드, 베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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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지드(1869~1951)가 자신의 동성애자로서의 성향을 강변하기 위해 코리동과 화자 두 사람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쓴 변증법적 소설이다.

동성애의 자연스러움을 끌어내기 위해서 파스칼과 몽테뉴, 몽테스키외, 스피노자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까지 인용한다.

결국 그리스까지 갈 것 같은 예상이 적중했는데 성소수자에 관한 현재의 광범위한 논의, 신학-철학-생물학-의학 등에 이르는 가히 전분야를 아우르는 논의를 생각하면 남성 동성애자만 다루는 이 책의 대화는 지엽적으로 보이기도 하다.

1924년 이라는 작성 시기를 고려한다면 굉장히 용기있는 탐구요, '동성애는 문란하다'라는 당대의 지배적인 인식에 대한 강변이다.

특별히는 남성 동성애자인 작가 자기 자신을 위한 항변으로서 기능하는 소설이다.

며칠 전 남성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전염에 굉장한 책임(?)이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세대 연구진의 발표가 국민일보를 통해 보도됐다.

뻔한 이야기고 일견 '노리고' 나온 기사라서 뭐 이런 지적도 지겨운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꼬집자면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는 애초에 평등한 법적 권리도 없는데다, 성소수자들을 불순분자로 은닉시키는 열악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가 개신교 1등 매체의 거룩함과 결탁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교실 밖 학생과 교실 안 학생의 성적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sns를 보면 개인정보를 공개한 동성애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고 그 전부의 성 생활이 깨끗하고 절제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연구는 시작이 오염되어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싶다면 성 교육부터 공평하게 제공되는 사회, 법적으로 평등한 권리를 제공하는 사회를 대상으로 조사했겠지만 그들이 알고 싶은 결과는 그게 아니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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