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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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개'만큼 당당할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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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일러스트를 포함한 에세이를 올렸고 이를 출판사에서 책으로 냈는데, 금방 읽힌다. 그만큼 활자수도 적은데 감성을 입히고자 하는 의도인지 아니면 객관화하려고 했는지 타자화 하는 단어, '당신' '너는'같은 표현이 과도하게 쓰였고 어색한 문장은 물론 비문도 눈에 너무 자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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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 앞으로 당신께 올리는 인사는 (후략)
p166 - 거대한 고철이 배를 뒤집었다.
p178 - 당신도 그런 적 있나요.
p214 - 오늘도 여지없이 결코 녹록지 않은 아침을 마주해낸 것은 약속된 시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 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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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이상으로 늘어진 문장을 보면 감정도 기분도 함께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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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1 - 지금 와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p201 - 세상은 생각보다 내게 무심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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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때를 떠올리면
세상은 생각보다 내게 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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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내지 못한 부스러기가 그야말로 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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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짧은 글자수에도 불구하고 정제되지 못한 채로 책이 나온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 자기고백을 공감하거나 지나친 자기연민이라며 힐난하는 것은 독자마다 다른 감상에서 비롯되겠으나 감성을 과장하느라 함께 늘어지고 불투명한 세계를 조장하는 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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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 책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과장된 감성 예화에 대한 감상으로서 #스티븐킹 의 한 마디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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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정말 뭐든지 써도 좋다. 단,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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