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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l 24. 2018

154 『검은 토요일에 부르는 노래』 - 베르톨트 브레

민음사 세계시인선

⭐⭐⭐☄
p121 
나 베르톨트 베르히트는 검은 숲 출신.
내가 아직 어머니의 몸에 있을 때
어머니가 나를 이 도시로 데려왔다네. 내가 죽을 때까지
숲의 냉기가 몸 안에 남아 있게 된다네.

나치에 반발하기 전, 저자가 20대에 쓴 시집이다. #한나아렌트 께서 최고의 서정시인이라고 했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서정은 지극히 독일적이며 니체적인 초극의 풍경이다.

부모를 죽인 아이가 시신의 냄새에 슬퍼하는 시라든지,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두 남성의 발라드(?)라든지. 

잔혹한 면에서는 그림 형제의 동화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독일적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p99
어두운 대지의 자궁에서 바알이 썩어 갈 때
하늘이 이미 그렇게 거대하고 조용하고 창백했다.
바알이 살았을 때 바알이 사랑했던 하늘은 
젊고 벌거벗었고 놀랄 만큼 경이로웠다.

1차 대전 이후의 정서와 현실을 극복하려는 서사를 시로 담아낸 듯한 소재와 '현 상태(권력, 종교, 사상, 전통)에서 떠남'이라는 의지도 엿보인다. 위 발췌문의 바알은 기독교의 대표적인 우상. 
나치 독일 이후 타지를 맴돌며 (거주자이기 보다는) 살았던 브레히트 자신의 삶을 예언하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p125
지진이 왔을 때 내가 희망하는 것은
침통함으로 버지니아 담배를 끄지 않는 것.
나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어쩌다 검은 숲에서
아스팔트 도시로 흘러들어 왔네.
일찍이 어머니의 몸 안에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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