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문서를 들고 가 아버지집을 팔아버린 아들 5

by 달리는 느림보

어머니는 집을 팔고 집을 사고 이사하고 폐기물을 버리는 과정을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하냐면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일을 이야기하신다.


아버지는 이사며 도배장판, 폐기물 처리에 돈이 드는데 느림보 성격이 급해서 괜한 짓을 했다고

그 뒤로도 한참을 투덜대셨다.


그럴 때면 나는

"아버지 그거 아는 사람이 다 공짜로 해줬어요" 하며 너스레를 떨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아버지 그래도 이사하니까 좋죠?" 하며 아버지를 놀리기도 했다.


아버지는 한 번도 '그래 좋다'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또 '안 좋아'라고 말한 적도 없다.

이 정도 반응이면 무척이나 맘에 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버지는 아파트로 이사 가서도 1년 넘게 노인일자리 반장도 하시고 노인정도 부지런히 다니고

어머니 심부름으로 버스틀 타고 가야 하는 큰 전통시장에 가서 장을 보기도 하시고 산책도 열심이셨다.


21년 말 이듬해 노인 일자리 참여 인원 선정에서 아버지는 선발되지 못했다.

시니어클럽에 문의하니 연세가 많으셔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서 후순위가 되었다고 했다.

이틀에 한번 아침나절의 활동이지만 고정적인 스케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니

무척 아쉬워하셨다.


나는 시니어 클럽에 혹시 연중에 결원이 생기면 연락을 부탁한다고 말을 남겼고

시니어 클럽도 알겠다고 했지만 그 뒤로 연락이 온 적은 없었다.


사실 연락이 왔더라고 아마 활동을 할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아버지는 귀 옆에 있는 암덩어리가 커가는 만큼 그만큼씩 약해지고 있었다.


거기다 더해 눈에 띄게 기억력도 줄어가고 있었다

(1화 "림보야 서울에 군인이 들어왔다는데...?" 참고) 서울에 군인이 서울에 군인이 서울에 군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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