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조음 Feb 24. 2024

내 눈엔 고양이만 보여요

내 눈에 고양이가 들어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스해졌다. 오매불망 나를 기다려주는 반가운 친구들.  짧은 다리로 총총총 마중 나와서  발라당의  환영을 온몸으로 보여 준다. 친구들을 사랑하지 않을 사람 그 누가 있겠는가? 단순히 밥을 내어주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길냥이가 너무나 배가 고파서 본능적으로 인간을 경계하면서도  계속 먹이를

제공해 주면 기다리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온다. 이내 밥만 먹고 도망가기 바쁜 냥이가 인간의 주위를 맴돌며 쉬곤 한다. 하악질로 인사하던 싸나운 눈빛이 어느 순간부터 순해지고 '이 인간은 믿을만하다'는 느낌이 들면 뻔뻔해져서 맡겨 놓은 밥을 내놓으라고 '냐옹냐옹' 소리를 지른다. 인간이 매우 맘에 든다는 뜻이다 


 어찌 밥만 먹고 살 수 있으랴. 큰맘 먹고 캔이랑 닭가슴살을 내어주면 그때부터 는 사료를 부어줘도 먹지 않는다. 새로운 신세계를 맛본 것이다. '고기 반찬 없이 먹을 수 있겠느냐? 면서 

'캔이랑  가슴살 내놔! 당장!' 하면서  밥그릇 시위를 한다.  내놓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법이다. 어쩌다 깜빡 잊고서 주문이 늦어지면

'미안, 오늘만 참아. 내일은 캔을 두 개씩 따줄게' 고양이들에게 싹싹 빌어야 한다. 반절 넘게 남겨진 사료를 보면 더더욱 미안해진다. 지갑으로 고양이를 모시는 이유는 단순하다.


먹는 게 뻐서! 잘 먹으니 행복해!


볼살 통통하게 키워 놓으면 너무나 예쁘사랑스럽다. 고양이를 비롯 여타 동물들은 살집이 있어야 오동통 귀엽다. 잘 키운 보람이 있다. 고양이가 주인을 따라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고양이들은 인간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또한 인간들도 고양이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이 사랑은 더더욱 크게 자라서 다른 동물들에게 까지 사랑을 나눠주기 마련이다.' 아마존 밀림 속  노랑나비의 날개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키듯' 고양이 사랑이 널리 널리 퍼져나갔으면 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양이 씨씨티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