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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비워내기

by 서람


한 때 전자기기에 푹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다


일명 아이패드병처럼

꼭 사야지만 낫는 병에 걸려서


아이패드, 카메라, 애플워치,

스위치, 에어팟 등등


모든 기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신규제품을

탐내지는 않았다는 것...

그 덕에 한번 산 건 오래 썼지만


이제는 전자기기를 비워내고 싶었다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충전기도 딸려서 내 서랍장을

더욱더 어지럽게 만드는 게

너무 거슬렸다


하지만 내 성격상

중고거래를 너무 싫어해서

거래를 하지는 않았고


나랑 잘 맞는 사촌동생에게

무료로 주기로 마음먹었다


딱 고3이라 애플워치를 갖고 있으면

잘 쓸 것 같기도 했고...

더군다나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고 한다


선뜻 보내 주겠다고 하니

자신이 정말 잘 쓰겠다며

엄청 기뻐했다


나로선 안 써서 보내는 건데..

너무 좋아해 주니 나도 기뻤다



보내기 전 모습..

나름 정이 든 물건들이라

왠지 마음이 이상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가는 게 아닌

친척동생에게 가는 것이니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혹시나 파손될까 싶어

뽁뽁이를 이중삼중 싸맸더니

다행히 잘 도착했다고 한다 :)


내 물건을 받아 잘 써주겠다는

사촌동생에게도 고맙고


계속해서 신경 쓰이고

비우고 싶던 물건도 비워내서

내 마음이 더 깔끔해졌다


역시 물건을 들이는 일은

정말 신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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