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왕뚜껑 사발면

by 정유지

왕뚜껑 사발면

누군가 화를 내면 가슴속 상처 남고

왕뚜껑 먹는 날엔 상처도 아물었지

어릴 적 새로운 세상

뚜껑 열 때 맛봤지


매점을 지나칠 때 그냥 넘길 수 없듯

동이 나 못 먹으면 사는 게 아닌 거야

오늘은 맛볼 수 있나

발만 동동 구른다

- 정유지



오늘의 창은 ‘왕뚜껑’입니다.


왕뚜껑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사발면입니다.


인기 최고인 왕뚜껑이 바닥난 날엔 왕뚜껑이 언제 매점에 오느냐고 되물을 때가 많았지요.


누군가 화를 내면 마음의 상처가 되는데 왕뚜껑 먹는 날엔 화를 누가 내더라도 그냥 즐거웠습니다.


먹는 즐거움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 셈입니다.




저만의 왕뚜껑처럼 누군가의 의미가 되는 따뜻한 봄날을 새기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뜨겁게 가슴을 열어 속살을 본다. 면발이 참으로 쫄깃하다. 왕뚜껑 사발면은 점심을 즐겁게 만든다. 날 계란 둥둥 띄워 반쯤 정도 익혀 먹으면 입맛이 살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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