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곳은 학교로 추정된다. 난데없이 우람한 중년의 사내가 내게 부르짖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상대의 표현에 집중을 한 뒤 이해를 하고 사실대로 상대방이 찾는 인간의 위치를 밝혔다. 상대방은 고맙다는 표현도 하지도 않고 자취를 감췄는데 실은 나는 개의치않았다.
이후 또 다른 공간에서 사내의 형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내도 나를 언뜻 본 것으로 여겼는데 사실은 달랐던 것 같다. 아마도 상대는 나의 존재를 망각한 것 같았다. 나는 사내를 주시했고 사내는 나의 고발로 인하여 찾아낸 상대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거친 면이 있는 것 같은 사내는 내가 고발한 존재 즉 내 친구의 멱살을 움켜잡고 사정없이 후려쳤다. 내 친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고 몇몇 친구들이 당혹스러운 기색을 비추며 숨을 죽이고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 이내 분이 풀린 것 같은 사내는 또 다시 자취를 감췄고 느닷없이 피해를 입은 내 친구놈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사내를 주시하고 있던 나를 발견하더니 이내 사력을 다해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을 확인 직후 나는 친구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다. 친구는 여전히 사력을 다하여 나를 쫓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