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치기

by 고대현

나는 상대적으로 뒤집히지 않는 딱지를 고안해서 만들었다. 마을의 친구들과 딱지치기로 내기 따위를 했을 경우 백전백승, 패배를 몰랐고 서서히 교만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순간에도 여전히 딱지를 치고 있었고 여전히 승리를 거듭하여 거두고 있었다. 내 딱지는 바닥에 놓인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딱지에 의해서 뒤집힌 경우가 없었는데 급작스럽게 거친 바람이 불었고 딱지가 뒤집혔다. 이 때다 싶어서 달려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는 없었다. 나보다 더 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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