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삽을 챙긴 상태에서 걷다가 갈증이 나서 갑자기 그 자리에서 땅을 팠는데 물이 좀 나오는 것 같았고 나는 광증이 있는 사람처럼 열심히 팠는데 결과적으로 구덩이가 생겼다. 그리고 우물도 오아시스도 아니었다. 내가 삽으로 판 곳은 내 무덤이었다. 관은 어느새 내 곁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삽을 던지고 옷도 벗은 상태로 관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관의 문을 스스로 닫는다.
부산 거주 / 93년생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