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by 고대현

우연히 어느 집에 안착을 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양식을 찾아서 헤매고 있었지만 쉽사리 찾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지속적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좁은 공간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는 않았다.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어코 양식을 찾았다. 나는 거칠게 양식을 탐하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은 상태로 황홀함에 가까운 느낌을 받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우연히 안착한 이 곳에서 벽지를 긁으면서 때로는 양식을 긁어모으기도 한다. 나는 배가 부르면 눕고 배가 가벼우면 또 다시 양식을 찾아서 헤맨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이 곳에는 양식이 있다. 나는 양식을 갉아먹는다. 나는 심심하면 벽지를 긁기도 한다. 긁거나 갉아먹거나 둘 중 하나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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