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난삽하다

by 고대현

아마도 생시에 나는 그녀가 원하는 요구를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은 가능성이 높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 그녀는 얼마나 아쉬울까?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러니까 내가 감히 짐작을 할 수 없겠지만 그리고 절대로 알 수 없지만 나도 충분히 아쉽다! 그녀가 내게 베푼 것에 비해서 나는 대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떤 것도 할 수 없지 않을까.

현재 입장에서 최선은 스스로 풀을 뜯어먹는 것이 최선인데 나는 여물을 줘도 못 먹는 금수요. 되새김질도 못하는 어리석은 금수요. 어디론가 끌려가는 것이 마땅한 금수요.

그렇다! 나는 우둔한 금수이면서 동시에 항거하는 인간이다. 그렇다! 항거나 하고 있기에 그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는 등신이겠지. 내가 문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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