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장

by 고대현

어느 연극을 관람하고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가히 탁월했다. 공연을 마치고 배우들이 관객을 향하여 인사를, 관객은 배우들을 향해 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평화로운 순간 속에서 배우들이 갑자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단체로 관객들은 어수선한 상태가 되었고 나는 상황을 판단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어서 어디선가 휘파람 소리가 울려퍼진 순간에 배우들은 하나같이 총기를 어느 사이에 휴대하고 있었고 관객석을 향하여 난사하고 있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인간들은 즉사, 피했던 인간들도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는 없었다. 본인 또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여전히 괴로웠으나 배우들에게 이러한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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