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은 나를 사랑하지만 내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길에서 언제나 손을 내밀어 주고 다정하게 눈길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언제든지 눈밖에 나는 것을 바라면서 동시에 시야에서 사라져주기를 내심 바란다. 내가 당장이라도 목숨을 잃으면 가족은 눈물을 흘리겠지만 동시에 신속하게 장례식을 치루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는 연습이 이미 이루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언제나 항상 늘 그런 식이다.
부산 거주 / 93년생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