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

by 고대현

때가 도래했다. 나는 손과 발이 적군에 의해서 잘렸다. 굉장히 고통스러웠지만, 내 아군도 나와 같은 입장이라는 것이 괴로웠고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

또 다른 때가 도래했다. 전우의 차례, 적군은 흉기를 들어올리다가 이내 집어던지고 냅다 도망을 시전했다. 동료는 묶여있던 상태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고 손과 발이 잘린 나를 굳이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앞만 보고 가야하는 길이 마치 있는 듯 저벅저벅 나아가고 있었다.

그저 혼자 고통에 몸부림을 치면서 혈흔의 흔적을 의도치 않게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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