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자

by 고대현

어느 실내에 나는 들어서자마자 서슴없이 우레와 비슷한 목소리로 외쳐본다- 여러분! 안녕하신가?! 그러나 좌중을 가르지도 못하고 모세가 아니므로 좌중은 나에게 시선도 던지지 않으며 나는 품위가 있는 인간이 아니므로 사환으로 보이는 인간조차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불쾌하지만 도대체 나는 이 곳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탈주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순간 제복을 입은 것 같은 말끔하고 건장한 남성들이 비교적 젊어보이는데 급습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동시에 나의 옷자락이 바람에 펄럭이며 나를 어디로 끌고가는지 나는 어디로 굴러가는지 나는 왜 항거할 수 없는지 아랑곳하지도 않고 군중들은 왜 아까처럼 혹은 한결같이 태연한지 그런 것 같은지 나는 왜 실내에서 실외로 향하는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