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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by 고대현

오전에 기상 이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괜히 불안하다.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일까? 문을 두드려야 하는 것일까? 이후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신체를 또 다시 관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눕히고자 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소음이 울려퍼질 때 그제서야 안심을 한다. 문을 열어야 할 명목도 사라지고 문을 두드려야 할 명목도 동시에 사라진다. 타인은 그렇게 햇빛 속으로 뛰어들고 나는 그림자 틈으로 숨는다. 상대와 본인은 어제와 결코 다르지 않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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