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을 마주했다. 노인은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귀찮았다. 당시 일어나는 상황 자체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노인들 외에는 보이는 인간은 없었다. 소음은 그다지 크게 울리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상당히 근접한 위치에 위치한 노인은 거들떠도 보지를 않은 것 같았다. 노인은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고 나는 지속적으로 귀찮음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미 영혼은 그 곳을 벗어난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노인은 뭉그적거렸고 나는 그러한 언행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노인은 거래 성사 이후에도 여전히 뭉그적거렸고 나는 그러한 인간을 두고 재빨리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행위에 옮겼다. 노인에게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 뒤에 노인의 곁을 떠났다. 노인에게 가식적인 친절을 베풀었다. 노인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도 않았다. 노인은 나를 원망하지 않을까? 나의 비도덕적인 언행에 대하여 천주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며 모든 것을 결정을 할 것만 같다. 이것은 사실이다. 천주는 마음을 보는 존재가 아닐까? 나의 마음은 여전히 악하고 나의 행위도 여전히 악하며 나는 여전히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이러한 점을 반성하면서 동시에 만족감을 느끼는 자기 자신이 때로는 아니 꽤 자주 추악하다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