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주는 그곳으로
어느 날 문득,
머릿속에 이런 물음표가 떠올랐다.
'왜 청년들은 바다로, 어른들은 산으로 향하는 걸까?'
흰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은 형형색색 등산복을 맞춰 입은 채, 삼삼오오 산을 오른다.
멀리서 보면 산 곳곳에 알록달록 꽃들이 핀 것만 같다. 그런 착각이 들 만큼 그 빛깔이 자못 화려하다.
반면, 청년들은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 “바다 가자!”란 말이 가장 먼저 튀어나오곤 한다.
왁자지껄 목청을 높이며 너울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든다.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불현듯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곰곰이 생각하다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청년들은 자신도, 세상도 아직 잘 모른다.
처음 겪어보는 일들 투성이인 세상에 혼란스럽다. 알 수 없는 막막한 미래에 불안해진다. 이에 내면의 파도가 넘실넘실 요동친다.
제 마음과 같이 넘실거리며 요동치는 파도가 반가워, 자꾸 파도를 찾아가는 것은 아닐까?
저와 같은 처지인 파도의 물숨에 기대, 위로받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모래에 부딪혀오는 거센 물살을 보고 있자면, 아득한 언젠가의 나와 부딪히기도, 그때와는 달라진 지금의 나와 부딪히기도, 미래의 어느 시간을 걷고 있을 까마득한 나와 부딪히기도 한다.
한편, 세상 풍파를 다 겪어본 어른은 더 이상 새로 울 것이 없다.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한순간에 변하고 사라진다. 그 모든 순간을 지켜봐왔기에, 사시사철 변함없이 푸르른 산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한다는 건, 적지 않은 위로와 평안을 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