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호국원 안장 요청에 대한 탄원서
2026년 국립묘지 제 1회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안장 "대상자"로 결정되었습니다.(2026. 1. 9.)
국립제주호국원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위원장 귀하
고(故) 김종석 님의 유가족으로서, 고인의 국립호국원 안장을 간절히 바라며 탄원서를 제출합니다. 고인의 생애는 젊은 시절의 과오 이후 깊은 반성과 성실한 삶으로 이어졌고, 특히 월남전에서의 희생은 고인이 조국을 위해 헌신한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 고인의 삶 전체를 균형 있게 살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 군무이탈에 대한 깊은 반성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
고인은 젊은 시절 미숙한 판단으로 두 차례의 군무이탈이라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형사처벌을 모두 마치며 법적 책임을 완전히 이행하였고, 이후 평생에 걸쳐 누구보다 깊이 반성하며 살아왔습니다.
고인은 자신의 과오를 용납하지 못해,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는 월남전 파병을 자원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복무가 아니라, 과오를 행동으로 만회하고자 한 고인의 진심이었습니다. 1966년 월남 추라이 전투에서 고인은 포격을 받아 머리와 눈에 중상을 입고 뇌수술을 받는 등 생명을 위협받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병원시설이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의료기록이 소실되어, 고인의 전상(戰傷)은 정식 상이등급으로도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평생 남은 외상과 후유증은 당시 부상의 실재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중대한 전상을 입고도 고인은 복귀하여 임무를 완수하였고, 이는 고인의 희생이 일시적 과오보다 훨씬 더 크고 본질적임을 보여줍니다.
2. 전역 후의 성실한 삶과 결격사유의 ‘비고의성’
전역 후 고인은 전상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직업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시력 저하, 심각한 두통, 만성 통증이 지속되었으나,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운전·식당일·일용직 등 어떠한 일도 피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갔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상 사건은 이러한 생계 활동 중 발생한 비고의적이고 일시적인 사고였습니다. 이는 반사회적 범죄나 영예성을 훼손할 의도가 전혀 없는 사건임이 명백하며, 이후 고인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책임감 있는 삶을 이어갔습니다. 고인의 과오가 고인의 인격이나 가치관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당시 열악했던 생계 여건에서 비롯된 예외적 상황이었다는 점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3. 삶의 성숙, 책임감, 그리고 가정에서의 역할
고인은 전쟁 후유증과 경제적 고통 속에서 가정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고, 두 아들과의 단절은 고인에게 큰 마음의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고인에게 깊은 성숙을 가져왔고, 이후 더욱 조용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삶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재혼한 배우자와 함께 고인은 조용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었으며, 성실함과 책임감을 잃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습니다. 고인의 주변에서도 “늘 성실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사람”으로 평가할 만큼 변화와 성숙이 분명했습니다.
4. 말년의 투병과 고인의 국가관
고인은 참전 부상 후유증과 평생 이어진 노동의 누적으로 말년에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대뇌동맥류·극심한 두통·시력 저하·신체 쇠약 등의 질환으로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럼에도 고인은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남기며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말년까지도 고인은 “나라를 위해 싸웠던 사람답게 마지막까지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뜻을 반복하여 말하며 국가유공자로서의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재혼한 배우자는 고인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고인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였고, 현재 홀로 남은 배우자는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지켜드리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으로 안장을 요청드리고 있습니다.
5. 유족의 호소, 고인의 삶 전체를 기준으로 평가해 주십시오
고인의 삶에는 젊은 시절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크고 본질적인 희생·반성·책임감·조국에 대한 헌신이 있었습니다. 월남전 전상과 평생의 후유증은 고인이 실제로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실질적 희생입니다.
국립호국원 안장은 단순한 영예가 아니라, 고인의 속죄와 헌신, 그리고 평생 조용히 이어온 국가 봉헌의 삶을 기리는 자리라고 믿습니다.
부디 단편적 과오가 아니라 고인의 전체 생애와 희생의 무게를 기준으로 판단해 주시어, 고(故) 김종석 님이 국립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도록 관대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2025년 11월 24일
고(故) 김종석 유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