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진로를 고민하다 알게 된 마이스터 고등학교
“아빠, 커리어넷 알아?”
작년 말이었습니다. 고모 회사에서 진행한 직업 체험 행사에 다녀온 뒤, 아이는 꽤 흥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습니다. 저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며 대답했습니다.
“알지. 당연히 알지.”
2025년의 마지막 달, 아들은 중학교 2학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대학을 가려면 어느 정도 진로의 방향을 잡아야 할 시기입니다. 진로의 방향에 맞춰 학과를 정하고, 학교를 정하고, 결국 고등학교도 정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기말고사를 막 끝낸 아이에게 “진로를…”이라는 말을 꺼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방과 후 한두 시간 친구들과 놀고, 학원에 다녀오는 일상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요.
보통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아이의 꿈도 참 다양했습니다.
축구선수, 우주비행사, 유튜버, 군인, 농부, 체스 선수….
가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나는 어릴 때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의 재능은 무엇이었을까.
살아보니 대략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살아본 우리도 여전히 잘 모르는데,
아직 살아보지도 않은 아이의 재능과 꿈을 우리가 미리 알 수 있을까요.
그래도 부모가 되면 결국 이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진로는 언제부터 고민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시작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나중에 돌아보면 그저 가던 길이 결국 ‘진로’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모이니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진로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그 시기만 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고모 회사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회사 소개와 체험 활동, 레크리에이션까지 준비된 행사였다고 합니다. 활동도 재미있었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먹었다며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아이의 관심을 끈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행사 중 진행된 진로 세미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선생님이 집에 돌아가 부모와 함께 해보라고 추천한 것이 바로 커리어넷이었습니다. 아이는 집에 와서 저와 함께 진로 검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검사를 마친 뒤 결과를 AI에 입력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이스터고등학교 진학 추천.
다른 AI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았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이스터고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 부부의 삶에서도 그리고 아이의 삶에서도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진로는 한 번도 선택지에 올라온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026년, 올해 초부터 마이스터고등학교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이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명치끝에 작은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말입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내도 비슷한 표정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부모님들 중에서도, 처음으로 마이스터고를 선택지에 올려 보며 비슷한 마음을 느끼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턱 걸리는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의 기록입니다.
아이의 첫 번째 관문인 고등학교 진로 결정까지, 저는 이 여정을 여행하듯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과 함께라면 조금은 덜 막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천히, 같이 가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