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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필우입니다 Aug 22. 2023

신비한 우주 속으로

우주와 별



우주宇宙는, 중국 송나라 육상산(1139~1192)이란 사람이 공간을 ‘宇’라 하고 시간을 ‘宙’라 하면서, 이 두 글자를 합쳐 ‘우주(Universe, space, cosmos)’라고 하였습니다. 백과사전 역시 우주를 ‘모든 물질과 복사輻射를 포함하는 공간과 시간의 전체’라고 이르면서 ‘우주라는 말은 시공時空을 뜻할 때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공간․시간을 포괄하고, 지구 밖의 공간을 뜻할 때에는 지구를 둘러싼 원우주遠宇宙라고 한다’고 부연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우리 동양인들은 우주를 뜻할 때,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도 포함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죠. 지금 우리 눈에 반짝이는 저 별빛은 수만 년, 아니 수억 년을 달려온 과거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이나 종교를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분석적으로 표현하면 그 의미가 변색되듯이 어느덧 동심은 사라져버리고 가슴도 삭막해지게 마련입니다. 시인 윤동주님은 물론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 B612도 빛이 바래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의 별은 모두 몇 개일까? 그리스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us, 85?~165?)는 처음으로 하늘의 별을 세어본 후 모두 6,000개에 이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웃기는 주장이 되고 말았답니다. 우리 은하에만 약 2천억에서 4천억여 개라고 합니다. 천문학자의 주장처럼 우주에는 총 1,375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면 지구의 모래알 보다 4~5배 많은, 어쩌면 인간의 상상으로는 가늠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계산해보길 권합니다. 


이렇게 많은 별들의 세계를 우리는 ‘은하계 우주’라고 한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 역시 수많은 은하계 중 하나에 속하면서, 또 그 은하계의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죠. 이처럼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우리는 은하계를 ‘미리내’라고도 부른답니다.


옛날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서 국가와 개인의 운명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즉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상을 별의 힘을 빌려 발견해 갔던 것입니다. 태양이 달에 가려서 나타나는 일식이나,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하면서 나타나는 월식, 낮에 보이는 금성 등 일상에서 벗어난 천문현상이 나타나면 통치자는 이에 주목하면서 자신의 부덕함을 반성했고, 백성 역시 재난이나 우환에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하곤 하였답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하늘의 뜻을 받아 나라를 세웠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라고 하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돌에 새겨 놓았습니다. 이를 두고 여말선초의 유학자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은 여기에 ‘달걀의 흰자가 노른자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우주 역시 하늘이 땅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러한 하늘은 둥글고 끝없이 돈다’고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혼천설渾天說, 즉 하늘은 그 모습이 둥글고 끝없는 일주운동日周運動이라며 이해했던 것입니다. 



* 사진설명 : 구상 성단 NGC 6652의 반짝이는 현란한 내용물은 NASA/ESA 허블 우주 망원경 에서 별이 박힌 이 이미지에서 반짝입니다 . 성단의 중심부는 무수한 별들의 옅은 푸른 빛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전경의 특히 밝은 소수의 별들은 교차하는 회절 스파이크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NGC 6652는 지구에서 30,000광년 미만, 은하 중심에서 불과 6,5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별자리에 있는 우리 은하에 있습니다.

-텍스트 제공: 유럽 우주국(ESA)
- 이미지 제공: ESA/Hubble & NASA, A. Sarajedini, G. Piotto






별도 하늘에 영원히 떠있지 않습니다. 별도 사람처럼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란 뜻이랍니다. 우리의 낮을 밝히는 태양의 수명은 대략 100억년 정도로 추정되는데, 현재 태양이 약 50억년 정도 되었으니 앞으로 50억년 정도가 지나면 태양은 이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다른 모든 별도 태양처럼 태어나서 진화하다가 결국 소멸을 맞이합니다.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질량이라고 합니다. 질량에 따라 별의 크기와 빛의 밝기, 어떤 진화를 거치면서 얼마나 오래 사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랍니다.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별은 구름이 모여 탄생되고 진화를 거듭하다가 대량의 기체를 우주 공간에 방출하면서 죽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방출된 기체는 다시 모여 다음 세대의 별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설처럼 별은 지난 과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태양의 안정적인 수명이 무려 100억년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수축하여 소멸하는 기간은 고작 1,000만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정 인간의 상상력으로 이해가 불가능하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네 무한한 동경과 꿈을 밝혔던 밤하늘에 별은 여전히 무수히 많은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다 알려고 하기보다, 별을 보며  희망을 꿈꾸던 어린 시절의 용기와 사랑을 잃지 않으려는 지혜가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별은 태양이 빛나는 낮에도 반짝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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