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의 아파트 거실 낮은 장식장 앞에 앉았다.
엄마처럼 다가앉아 서랍을 차례로 열어보았다.
짐을 빼기 전에 각자 챙겨갈 것은 챙겨가라는 큰언니의 말이 있고도 한참 뒤였다.
한동안 누구의 손도 닿지 않았을 서랍 구석구석을 열어보고 싶었다.
자잘한 오색 줄무늬가 있는 복주머니는 조그마했다.
금실로 입구 둘레를 감아놓은 복주머니를 풀어보았다.
세상에나!
오십 원 오 원짜리 동전만 모아서 한뭉큼이 넘는다.
그 동전들이 생길 때마다 버리지 않았나 보다.
얼마나 오래되었을지 원망도 생겼다.
뭐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는 분이었다.
비싼 옷가지며 그릇들은 자매들이 틈틈이 들러 기념할 만한 것을 챙겨갔다.
낼모레면 이제 집을 다 비워야 한다기에 남편과 들 른 것이었다.
평소 사용하던 그릇은 그대로 있었다.
아버지 엄마의 밥그릇 국그릇을 한벌씩 챙겼다.
아버지가 쓰시던 공책도 그대로였다.
다 큰 자식들도 쉬 읽을 수 없는 한자가 섞인 공책이었다.
모두 챙겼다.
오색 복주머니와 이제는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뭔가를 더 찾아왔었다.
가장 늦게 갔지만
오색 복주머니를 찾았고
그 속에서 동전들을 발견했고
울어야 했다. 가끔 그 날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