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열심히? 어떻게 잘?

by 석민준 MJ

그렇다. 또 <하이큐!!>다.


아오바 조사이와의 혈전에서 패배한 뒤, 카라스노의 선수들은 각자 자아성찰과 발전의 시간을 가진다.


본인들의 최고점, 최선, 베스트를 다했음에도 실패했을 때,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시즌 5의 초반 에피소드들이 나름대로 답해 주는 듯하다.


히나타는 그동안 눈을 감고 치던 속공을 눈을 뜨고, 카게야마는 통과하던 토스를 공중에서 멈추고 떨구는 방식으로 속공을 전환하고자 한다. 히나타는 뭔가 부족하다는 막연한 느낌에 어떻게든 눈을 드고 치겠다고 버티고, 카게야마는 그게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에 맞불을 놓으며 둘은 서로 말도 섞지 않게 된다.


그치만 묘하다. 둘 다 서로에 대한 존중 혹은 노력을 잃지 않고 큰 그림으로 본다. 잠깐의 감정이 섞인 순간들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둘 다 알고 있다.

-> 첫 번째 배움 : 다툼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또 서로를 알아가고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충돌을 겪고 나니, 카게야마 또한 그 전까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었음에도 히나타의 제안을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어떻게든 나아져야겠다는 간절함에 오이카와에게 가서 고개까지 숙여 가며 부탁한다(카게야마의 자존심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간절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결국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와 우카이 감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케이신 감독의 방법론이 섞여, 카게야마도 토스 방식에 변화를 주게 된다.

-> 두 번째 배움 : 내 최선을 다했음에도 실패했을 때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멘토나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을 때 잊혀지지 않는 패배의 기억이 멘토의 가르침에 대한 엄청난 흡수력으로 바뀐다.


그리고 카라스노의 선수들은 모두 자신만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 개인연습으로 연마한다. 카게야마와 히나타뿐 아니라 아사히는 점프 서브를, 니시노야는 점프 토스를, 야마구치는 점프 플로터를, 나머지는 싱크로 공격을 연습하는 등. 그리고 절대 한번에 늘지 않는다. 방학 내내 카라스노는 지기만 하고, 연습할 때마다 유의미한 차이가 쭉쭉 벌어지는 건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해야 겠다는 집념으로 해낸다.

-> 세 번째 배움 : 발전은 원래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무작정 한다고 느는 것은 아니지만, 할 때 느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그게 내 발전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 마크 pvp가 생각난다. 내가 운동을 연습하며 조금씩 늘듯, 카라스노 선수들이 조금씩 늘듯, pvp 또한 배움과 연습의 조화로 충분히 늘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츠키시마가 남는다. '합격점은 받지만 100점은 바라지 않는다'라는 케이신 감독의 말은 츠키시마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문장이다. 그는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벤치에조차 나가지 못했던 형을 보았고, 언제나 위가 있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인생에 뭐 엄청 유의미한 이력도 아닌 '동아리 활동' 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그리 열심인가? 라는 츠키시마의 질문에 보쿠토는 답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기는 상대를 이기고 자신의 능력이 120% 발휘되는 그 쾌감의 순간을 느낄 때 빠져든다고 생각한다 한다.




+하 그리고 이 단순한 사람들이 다 자기만의 철학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너무 멋지다....어쩌면 진대는 모든 사람이 가진 역량 아닐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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