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요건 입증방법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기간의 다과와 무관하게 부부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며 혼인생활의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위기 상황을 직면했을 때, 양자가 서로 협력하여 이를 극복해내는 과정은 가정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위기의 원인이 남편의 외도인 경우에 아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이 들기보다는 상호 간 신뢰가 깨어짐에 따라 배신감과 공허감 속에서 망연자실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녀문제를 비롯한 앞으로의 혼인생활에 대한 막막함까지 더해져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이성적인 접근보다는 과거 자신이 노력해온 일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는 마음에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빈번합니다. 그러나 피하거나 덮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제도적으로나마 문제해결을 통한 매듭이 필요한 것은 자명합니다. 남편이 외도를 한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서 상간녀위자료소송을 고려하시는 분들의 경우, 승소를 하기 위하여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실무적인 기준으로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실무상 상간녀위자료청구소송에 관한 문의를 하시는 경우, 핵심적으로 궁금해하시는 요소에는 소 제기가 가능한지, 현재 확보한 증거로 승소가 가능한지의 여부, 승소할 경우에 지급 받을 수 있는 위자료 금액이 얼마인지가 있습니다. 보다 명확한 답변은 개별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간녀위자료청구소송의 승소요건에 대한 입증가능성을 기준으로 승소여부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상간녀위자료소송의 승소요건>
부정행위의 존재 및 입증
먼저 민법에서 규정하는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이 가능해야 합니다. 민법상 부정행위의 의미는 ‘자신의 의사로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부간의 정조의무를 위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육체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관념적으로 정조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역시 이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성관계사실이 있지 않아서 확보한 증거만으로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대하여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관계사실이 있다면 추가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더라도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은 가능하지만, 이를 채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간접증거로 모텔출입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증거보전신청을 통한 CCTV확보 등을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러나 상간녀위자료청구소송에서의 부정행위의 본질은 부부공동생활을 방해하거나 침해하고 배우자로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혼인관계 파탄에 이를 정도로 제3자가 정조의무 위반에 고의성을 가지고 가담한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전화나 카톡, 문자나 기타메신저로 애칭을 쓰거나 애정표현을 하는 경우만으로도 부정행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따라서 상간녀위자료소송에서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남편과 상간녀가 통화한 내역, 카톡, 문자 및 기타의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은 대화 내역을 비롯하여,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업소에 함께 출입한 기록, 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있는 사진, 남편과 함께 사용하는 차량의 블랙박스 내역, 남편이나 상간녀의 자백이 담겨있는 녹취, 각서나 진술서 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혼동하시는 부분은 남편의 구체적인 자백이 있다면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간녀소송의 원고와 피고는 아내와 상간녀이며, 남편은 소외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남편의 자백은 상간녀가 시인한 부분과는 달리 직접증거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따라 남편의 자백을 확보한 경우에는 이를 토대로 상간녀에게 직접적인 부정행위사실을 시인할 수 있도록 전문변호사의 사전조력을 받아 채증하는 것이 증거확보의 기회를 잘 활용하여 승소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법률혼, 사실혼 및 약혼상태임을 상간녀가 알고 있었다는 부분에 대한 입증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이 가능하다고 하여 상간녀위자료소송이 승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3자가 법률혼, 사실혼 및 약혼이 성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정행위를 했다는 부분을 입증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승소를 판가름 짓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상간녀들은 남편이 미혼 또는 이혼남이라고 자신을 기망했다고 주장하며 면책을 시도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고의성이 없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을 더 주목하여 준비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내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 우려되거나 자명한 상황에서 남편이 상간녀와 공조하여 자신이 상간녀를 속였다며 적극적으로 상간녀를 보호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상간녀와 남편이 직장동료 또는 동기동창인 경우와 같이 이에 대한 입증이 별도로 없더라도 재판부가 이를 추단해줄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대가 부인할 경우 반박하여 제출할 수 있는 명확한 입증준비가 되어야만 승소할 수 있습니다.
<사례소개>
남편 A와 아내 B는 슬하에 어린이집을 다니는 자녀를 둔 혼인 4년차 부부입니다. A와 B는 직장동료로 만나 함께 근무하는 동안 애정이 깊어져 가정을 이루기에 이르렀고, B는 임신 후 자녀의 출산 및 양육을 위하여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B는 과거에 친한 직장동료였던 C로부터 A가 신입여직원과 불륜관계라는 제보를 받게 되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마음을 추스린 B는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A와 이혼은 하지 않더라도 상간녀를 A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상간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하여도 명확하게 판단이 서지 않아 B는 저를 찾아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저는 사안을 위임받아 채증단계부터 구체적인 조력에 나섰습니다.
B는 먼저 부정행위의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부터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함께 출입한 모텔의 CCTV를 확보하고, 회식을 마치고 마치 연인처럼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전 직장의 동료들로부터 외도에 관하여 목격한 내용을 담은 사실확인서를 받았습니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기 때문에 신입사원이라고 하더라도 A의 법률혼 사실을 모를 수는 없으나 이에 대하여 재직기간이 얼마되지 않고 A가 법률혼 사실을 기망했다고 면책주장을 시도하는 부분을 사전봉쇄하기 위하여 재직중인 지인에게 부탁하여 유부남인걸 알면서 언제까지 불륜을 할 것이냐고 상간녀에게 질책하는 내용의 대화를 확보하여 증거제출에 대한 협조도 받았습니다. 추가적으로 송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상간녀의 주소까지 확인한 뒤 B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상간녀가 B의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방해하고 이를 침해하였으며, B가 가진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한 사실을 인정하여 상간녀는 B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습니다. 상간녀는 예상대로 처음에는 부정행위 사실을 부인하였고, 이후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해 만났을 뿐이며, 신입사원이다보니 기존 직원들의 사생활에 대하여 알 수 없었고 A가 법률혼 사실을 기망했다는 허위주장을 하였으나, 이후 제출된 준비서면상의 명확한 증거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습니다.
<소결>
이처럼 상간녀위자료소송에서 승소를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승소요건에 대한 입증준비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채증의 기회는 제한되어 있으며, 기타 형사법령을 위반한 불법증거들이 수집되는 경우 형사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므로, 채증의 방식이나 과정에서는 사전단계부터 전문적인 조력을 받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