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별 인정기준
<사실혼의 해소>
사실혼과 관련된 실무적 문의는 다양한 경우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혼을 법률혼과 혼동하여 이혼소송을 고려하시는 분도 계시고, 상대측이 사실혼 해소를 통보하였는데 자신은 원하지 않는 경우에 대처방법을 문의하시는 경우도 있고, 사실혼을 해소하고 싶은 경우 사실혼 배우자가 동의하지 않아 방법을 찾으시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그러나 사실혼은 법률혼과 달리 그 해소 방법에 대하여 민법에서 별도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혼 배우자 중 일방 당사자가 사실혼 해소를 통보함과 함께 동거관계를 정리하면 해소가 됩니다. 따라서 타방 당사자의 동의는 사실혼 해소의 필수적 요건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혼이 해소되는 경우에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위자료, 재산분할, 미성년 자녀의 친양육권과 같은 요소들에 대한 권리 관계 정리는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는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3년 전후의 사실혼 상황에서 일방 사실혼 배우자의 유책행위로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에 다양한 사례적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사실혼을 부당하기 한 경우가 어떠한 기준에서 인정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부당파기란?>
사실혼 부당파기란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사실혼이 해소된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사실혼 배우자에게 사실혼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혼을 해소하거나, 양자간 동의 없이 특별한 이유없이 당사자 일방이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는 경우에는 사실혼이 부당하게 파기되었다는 부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례소개>
A와 B는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미룬 채 사실혼 관계를 2년간 지속해왔습니다. 양자는 결혼식 이후 성격차이로 다툼이 있어왔는데 서로간에 확신이 없어 혼인신고를 미뤄온 케이스입니다. 사실혼 기간 중 A는 남편 B가 성매매업소에 출입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가 추궁하자 B는 이를 A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이 원할 때 부부관계에 응하지 않았던 몇 번의 일들을 언급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았을 때나 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때 부부관계에 응하지 않았던 일을 언급하며 성매매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자 A는 화가 났습니다. 홧김에 B를 성매매로 고발하겠다고 A가 말하자, B는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말하며 혼인신고도 안한 상황이니 양자간의 관계를 정리하자고 말하며 집을 나갔습니다.
적반하장인 B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A는 B가 자신의 연락도 받지 않고 귀가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자로 모월모일 짐을 가지러 갈테니 자신의 짐을 건드리지말라, 현재 신혼집 전세보증금은 전세계약이 A의 명의로 이루어졌지만 절반은 자신이 조달했으므로 이를 반환하고 통보를 하자, 자신이 너무나 부당한 일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한 것도 없고, 가해자인 B가 말하는대로 따르는 것도 억울한 상황에서 A는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안을 분석한 이후 저는 A에게 현재의 상황에서 사실혼 해소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재산분할의 경우에는 유책성의 영향을 받지 않아 소송상으로 다투더라도 크게 실익이 있지는 않으나, 사실혼 부당파기는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위자료청구가 가능함을 설명하였습니다.
A는 저의 조력에 따라 사실혼 파기의 원인이 B에게 있다는 점들에 대한 입증준비를 하였고, B가 짐을 가지러 왔을 때 대면하여 녹취를 하면서 B의 성매매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도 보강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A는 B를 상대로 사실혼 부당파기를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청구를 하였고, 재판부는 A에게 3천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소결>
사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사실혼 부당파기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원인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이 필요합니다. 위 사안에서 B는 A의 부부관계 거부가 성매매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쌍방유책으로 벌어진 일이므로 손해배상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대응하였으나 객관적 입증앞에 이러한 주장은 무력화 되었습니다. 이를 참고하셔서 사실혼 부당파기가 어떠한 경우에 성립될 수 있는 가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