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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과 우리의 해방일지

서울 자가에 대기업 김부장

by 마이진e

김부장과 우리의 해방일지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시선을 받으며 산다.
누구의 팔로워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감시라는 단어는 무겁지만, 이미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 누적되는 실적,
보이지 않는 평가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조용히 스스로를 감시하며 살아간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김부장은
감시와 효율이 지배하는 사회의 전형 속에 서 있다.

그는 열심히 살았다.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고, 상사의 눈치를 빠르게 읽었다.
그의 인생은 안정적이었고, 겉보기엔 완벽했다.

하지만 진심으로 묻고 싶다.

“그는 정말 행복했을까?”

김부장은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았지만,
안에서 점점 자신을 잃어갔다.

누군가가 그를 평가했고,

그는 그 평가에 맞춰 스스로를 설계했다.
감시와 규율이 그를 길들여 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도 다르지 않다.
벽마다 달린 카메라, 규칙 속에서 주어진 선택,
생존이라는 이름의 감시. 하지만 그건 거대한 은유일 뿐이다.

우리의 삶도 이미 하나의 ‘게임판’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
성과와 스펙, 타인의 인정이라는 규칙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경쟁한다.

그러나 감시의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마음의 숨통을 찾아낸다.
김부장이 퇴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느낀 공허처럼,

우리 역시 멈춰 서서 물어 보자. “이 삶은 정말 내가 선택한 걸까?”

해방은 언제나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저 ‘더 잘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를 묻는 용기에서.


《나의 해방일지》의 인물들은 거창한 꿈 대신,
매일의 무기력 속에서 조용한 자유를 찾는다.
그들의 해방은 도망이 아니라,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감시를 벗어난다는 건 세상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그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비교 대신 관찰을, 성과 대신 의미를,
속도 대신 자신만의 리듬을 선택하는 일.


감시가 만든 세상이지만 , 그 안에서도 마음의 숨통을 찾을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스스로가 비상 한것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날갯짓이 아니라, 나만의 하늘을 향한 조용한 상승.

김부장도, 우리도 결국은 같은 질문 앞에 선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솔직해지는 순간,
우리는 감시의 사슬에서 한 발 벗어난다.

오늘 하루만큼은 나를 감시로 옭아매지 말자.
비교하지 말고, 조금 느리게 걸어보자.


그 속에서 마음이 숨 쉬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게 바로 ‘나의 해방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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