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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07. 2022

성격과 친구관계, 대인 매력, 친구의 수

나와 상대방의 차이-개인차: 성격 이해하기- 글 12, 글 13의 연결

이 글은 브런치 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글들을 챕터별로 묶은 것입니다. 2개의 글을 합쳐 놓아서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지만 글의 내용상 연결성을 감안하여 다시 정리했습니다.

 

시작하면서

 

 [A에게는 여러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B는 밝고 잘 생겨서 친구가 많으며 소위 인기인입니다. C는 조용하고 그다지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만 같은 프로 야구 구단의 열광적인 팬으로서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아주 즐겁습니다. D는 함께 있어도 무언가 가식적이고 진심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친구라고 해도 이처럼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는 친구 사이인데 어떤 사람과는 친구가 아닌 것은 왜일까요? 일반적으로 친구가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요?]

 

 여기서는 성격의 측면에서 친구관계를 청년기의 친구관계 특징, 대인 매력, 친구의 숫자가 가지는 의미, 이 3가지 관점에서 위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년기의 친구관계

 

 친구란 가족 이외의 자발적으로 친밀한 타자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내 일을 지원해 주는 상대방이고, 친구와 친밀하고 깊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본인의 정신건강에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합니다. 사실 친구가 많으면 수명도 길다는 놀라운 결과도 있습니다(Giles et al., 2005). 친구관계는 아주 일상적인 주제이면서 철학이나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 심리학 이외의 영역에 있어서도 많이 언급되어 왔습니다. 그것들이 모두 실증적 자료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친구관계의 특징을 잘 다루고 있는 것도 많습니다.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에 의해 친구와의 친교 방식 특징이 명확해짐에 따라, 종래의 친밀하고 깊은 교류를 통해 본심을 주고받는 식의 친구관계 만이 아니라 친구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거부하고 쟁점이 없는 대화만 하고 본심을 보여 주지 않는 친구관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피상적 친구관계로서 주목을 받아, 사회학과 임상현장에서도 지지를 받고 친구관계 연구의 큰 흐름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이처럼 얕은 친구관계를 촉진하는 도구로서 휴대폰이 거론되고 양자의 관계를 검토하는 연구도 수행되어 왔습니다. 

 

  친구와의 교류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서 모든 청년이 옛날에 비하여 얕은 친구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부 연구자는 현대 친구관계의 특징을 ‘관계 회피’ ‘내면 관계’ ‘억지 관심’의 3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관계 회피적인 사람은 친구와의 소통을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자기 자신에만 머물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면 관계적인 사람은 서로의 기분을 솔직하게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친밀함을 표현하고 깊은 교류를 서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억지 관심적인 사람은 서로의 개인적인 정보는 가급적 공유하지 않고 서로 상처를 주지 않는 지극히 표면적인 교류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친구와의 교류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4명의 친구를 보면 A의 친구 D는 관계 회피적, 억지 관심적인 친교관계를 선호하는 인물일 것입니다. A는 그 소통방식에 조금 혼란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친구관계가 아니라도 청년기에 있어서 괴롭힘에 관해서는 최근 SNS의 확산에 의해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괴롭힘은 지금까지의 대면 괴롭힘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에게는 심리적인 고통을 가하는 것입니다. SNS을 매개로 한 괴롭힘은 가령 한 사람이 행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 의해 그 정보가 복사되거나 전파되어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괴롭힘의 가해자에게는 매우 간단한 형태로 힘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대면상에서의 공격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가해자인지를 확인하기 곤란한 점도 사이버상에서 괴롭힘이 행해지는 요인일 것입니다. 이처럼 현재는 상대방에게 간단하게 상처 입힐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어서, 가상적 유능감처럼 상대를 자기 아래로 보는 경향이 높은 사람에게는 부정적 의사소통을 촉진하는데 더없이 좋은 조건으로 작용하여 사이버 폭력 가해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성격과 대인 매력

 

 여러분 주위에 누구한테든지 인기 있고 환영받는 사람은 없습니까?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많고 자주 혼자서 고립되어 있는 사람은 없습니까?

 인기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상대에 대한 호의를 형성하는 것일까요?

 대인 매력 연구의 관점을 알아보고 친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특성에 대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 

 심리학에 있어서 사람의 매력에 대하여 대인 매력이라는 개념으로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대인 매력은 감정(여러 사물이나 상상의 이미지 등 대상에 대하여 생기는 쾌/불쾌의 정도), 인지(타자에 대하여 가진 여러 지식이나 정보), 행동(타자에 대한 관찰 가능한 행동)의 세 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고, 환경요인(물리적인 거리), 단순 접촉(얼굴을 마주친 빈도), 신체적 매력(얼굴이나 몸매), 유사성, 자기 개방(self-disclosure, 자신의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대인 매력을 제고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중에서 성격과 관련된 유사성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대인 매력에 있어서 유사성에 관해서는 Byrne(1961)의 연구가 유명합니다. 그는, 사람은 자신과 태도가 다른 타자보다도 태도가 유사한 타자를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규명했습니다. 유사성은 상대와의 의사소통 가운데 생기는 긍정적 감정의 표출을 촉진한다는 것으로 나타났고(Izard, 1960), 대인 매력에 있어서 유사성의 효과는 태도나 능력, 그리고 경제적 지위에도 나타났습니다(Byrne et al., 1966). 앞에서 거론한 A와 B는 좋아하는 프로야구 구단이 같다는 태도의 유사성이 상호 호의도를 높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격에 있어서도 상대의 성격과의 유사성이 상호 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연구해 왔습니다. 지배성과 우위성 등 여러 성격을 사용하여 친구 사이와 그냥 아는 사이를 비교하여 성격의 유사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연구하였습니다(Reader & English, 1947). 그 결과 그냥 아는 사이와 비교하여 친구 사이가 성격이 유사하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성격이 유사하다는 것이 서로 상대를 호의적으로 평가하여 친밀해진다는 프로세스를 보여 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사성과 대인 매력이 반드시 관련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일부 연구자는 동성 친구관계를 대상으로 친화 동기와 교제방식 등의 성격을 사용하여 그 유사성과 친구에 대한 매력의 관련을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성격의 유사성이 친구에 대한 매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그다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성격의 유사성보다도 친구에 대하여 사회적 바람직성을 느끼는 것이 친구에 대한 매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성격에 관해서는 비슷하다는 것보다는 바람직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매력을 높여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하는 성격은 어떤 것일까요? Anderson(1968)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격을 나타내는 555개의 형용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정직한’ ‘동정심 있는’ ‘성실한’이라는 단어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친구로서 매력이 넘치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겠지요. 

 

친구로부터 외면받는 성격

 

 반대로 친구들이 싫어하는 성격이 존재할까요?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싫어할 가능성이 있는 성격은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로 우울을 들 수 있습니다(Joiner et al., 1992). 우울은 자살과도 관련이 있고 그 중요성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우울을 개인 특성으로써 뿐만 아니라 어떤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도 생각되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지지만 여기서는 개인 특성으로서의 우울에 초점을 맞추어 보겠습니다.

 

 우울한 사람은 친구 사이에서 어떤 의사소통을 하고 있을까요? 우울한 사람의 특징적인 대인 행동의 하나는 안심 추구 행동(reassurance seeking, 재확인 추구)이 있습니다. 재확인 추구는 다른 사람이 진정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지 어떤지를 연인이나 친구 등 중요한 타인에게 반복하여 확인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당신은 나에게 귀중한 존재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중요할 것입니다. 원래 친구와는 자기 자신의 평가를 유지, 고양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재확인 추구는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한 사람은 한 번 확인한 것으로는 안심할 수 없고 몇 번이고 중요한 상대에게 재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꾸를 해주던 친구도 몇 번이고 똑같은 것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싫어하고 결과적으로 친구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Joiner 등(1992)은 종단 연구를 통해 재확인 추구 행동이 상대로부터 거절을 야기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는 동성의 짝으로 참여한 대상자를 조사한 것입니다. 제1회의 조사에서는 본인의 성격(우울, 재확인 추구, 자존감)과 친구에 대한 평가(거절의 정도) 등에 대하여 각각 답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5주 후 제2회 조사에서도 동일한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우울 경향이 높고 자존감이 낮아서 재확인 추구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상대로부터 거절당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 우울 경향이 높아도 자존감이 높거나 재확인 추구 행동을 그다지 하지 않는 사람은 룸메이트로부터 거절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우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친구로부터 배척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아가 우울에는 ‘감염 효과(우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다른 사람도 우울해지고 마는 것)’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기 때문에(Giletta et al., 2011), 그 점에서도 우울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격의 유사성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그 결과는 반드시 들어맞는 것은 아닐지 모릅니다. 예를 들면, Popp 등(2008)이 12~18세 사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단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알코올 섭취 정도와 비슷한 대상을 친구로서 선택하는 것을 나타났습니다. 비행청소년 그룹을 보아도 전원이 비슷하게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좋아하는 상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친구의 수는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

 

 ‘모두 사이좋게 지내라’ ‘친구를 많이 사귀어라’ 이런 이야기는 어린 시절 많이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확실히 친구가 많으면 외로움이 덜 할 것이고 곤란할 때 도움을 받을 일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친구는 많은 것이 좋을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던바의 수(Dunbar’s number)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영국의 인류학자인 로빈 던바가 영장류에 있어서 뇌 전체의 크기에 비해서 대뇌피질이 점하는 비율과 집단의 크기와의 관련을 조사한 연구에서 주장된 것입니다. 그 주장에 의하면 어떤 개체가 다른 개체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수에는 상한이 있고 인간에게는 그 수가 150명 정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힐과 던바(Hill & Dunbar, 2003)는 매년 성탄 카드를 보내는 상대를 기록하여 개인의 친한 사람 숫자를 밝히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대략 150명 정도의 명단이 나열되었습니다.

 그럼 인터넷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가 등장하여 우리는 손쉽게 세계 속의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SNS에서도 200명 이상의 친구를 가진 사람은 일부이고 대부분은 150명 정도의 친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Dunbar, 2011). 이것은 세상 사람들과 아무리 교류를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한 사람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상한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상한을 넘는 많은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오지랖이 넓다’ ‘정말 친한 친구는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정말 친구의 숫자가 많은 사람도 실제 존재합니다. 친구 숫자는 조사 대상과 조사 방법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것은 150명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관계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 가는가?’ 일 것입니다. 

 참고로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파트리크 린덴포스(Patrik Lindenfors) 교수팀은 2021년 5월 5일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Biology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던바의 수(Dunbar’s number)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영장류 두뇌의 신피질 양과 집단 그룹 크기 관계를 몇 가지 다른 통계법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추정 방법과 변수 선택에 따라 2,~3명에서 500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영장류 그룹의 크기는 뇌 신피질의 크기가 아닌 포식, 양육, 성적 선택 등

사회 생태학적 요소와 문화, 관행, 사회적 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장류의 신피질의 크기에 따른 인지적 한계를 근거로 던바의 수(인간의 경우 150명)와 같은 고정된 집단 규모의 크기를 명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친구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성격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고 들었을 때 어떤 인물을 떠 올립니까?’ ‘친구가 적은 사람이라고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의 인물을 떠 올립니까?’라고 질문을 하고 친구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친구가 많은 사람의 이미지로서 ‘밝다’ ‘다정하다’ ‘배려심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등이 많이 거론되었습니다. 한편 친구가 적은 사람의 이미지로서는 ‘어두운’ ‘내향적’ ‘자기중심적’ ‘사교적이지 않은’ 등이 많이 거론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언급된 친구가 많은 사람, 적은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성격 모델의 하나인 5 요인 모델(Big 5) 중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글 7. 참조]

 

 5 요인 모델은 특성론의 입장에서 개인의 기호, 감정, 행위의 전형적인 패턴에 기초하여 인간 이해를 시도한 방식입니다. 불안정성(N: Neuroticism), 외향성(E: Extraversion), 개방성(O: Openness to Experience, Culture, Intellect), 친화성(A: Agreeableness), 성실성(C: Conscientiousness, Will to achieve)의 5가지 요인으로 성격을 분류하였습니다. 각각의 특징으로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사교적이고 일에 집중을 잘하고 외향성이 낮은 사람은 서먹서먹해하고 차분합니다.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공감성이 높고 사람을 잘 신뢰하며 친화성이 낮은 사람은 비협조적이고 적대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유능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며 성실성이 낮은 사람은 충동적이고 주의가 산만한 경우가 있습니다(Nettle, 2009).

 앞의 연구와 연계해 보면 외향성과 친화성,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친구가 많을 것이고 반대로 낮은 사람은 친구가 적을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은 소위 ‘좋은 사람’을 떠 올리게 하는 성격 특징입니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성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친구가 많을 것이라고 인식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A의 친구인 B는 마침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인기가 있을 것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청년기의 친구관계를 성격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청년기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친구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친구와 여하히 잘 지낼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을 시기입니다. 그리고 친구관계에는 성격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호감을 얻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친구가 많게 될 가능성도 있고 또 어떤 성격은 사람들이 싫어하여 별로 친구가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격은 좀처럼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별로 친구가 없는 사람은 앞으로도 줄곧 친구가 적을 것인가? 무언가 자신의 성격을 잘 살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자신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친구에 대하여 어떤 행동을 쉽게 저지르는지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사람은 매일 많은 의사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행동을 그렇게 까지 의식하지 못하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가운데 친구에게 불유쾌한 생각이 들도록 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함으로써 자신의 의사소통 버릇을 지각하고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상대와 공통점을 찾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 성격에 한정되지 않고 상대방과의 유사성이 높은 것이 서로 매력을 높인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유사성은 반드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사회적인 것은 곤란하겠지만) 가령 친구와의 교제 방법이라고 해도 인기 있는 사람이 갖추고 있는 것 같은 쾌활함, 친밀함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그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이 자신에게도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으면 그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 편안함이 친구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또 친구가 너무 많다는 것도 폐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박한 사람’으로 간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숫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친구에게 많은 힘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친구와의 교제에 쏟을 힘에는 한도가 있을 것이고 지속하는데 따르는 고통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친구가 적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고, 친구가 적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친구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까 마음속 깊이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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