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엔 2km 뛰었다가 거의 사경을 헤맬 뻔 했는데 오늘은 3km를 뛰고도 빠르게 정상호흡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힘든 건 매 한가지였다.
체력이 늘었다는 것은 더 이상 운동이 힘들어지지 않는다는 것과는 다르다.
체력이 늘었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 안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힘든 상황을 보다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아침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았다. 영화에 미친듯이 빨려들었다가 결말을 보고 이보다 완벽한 결말이 있을 수 없다 생각했다.
'케이지'는 끔찍한 하루를 계속 반복하게 되며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순간을 보는 것 또한 수 백번 반복하게 된다. 그러나 케이지가 달랐던 것은, 그 상황에 무뎌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료가 죽는 것에 무뎌지지 않고 그는 매 순간 next step을 생각하며 어떻게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만 집중했다.
매일이 괴롭고 슬프고 화나지만 결국은 마지막에 "그래서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그 힘. 그 힘이 결국은 절대적인 존재보다도 강하다는 것이다.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인생은 하나의 선이 아니라 그저 점 다음 점을 찍는 행위의 연속이구나. 그러니까 여태까지 그려왔던 선이 무슨 모양이든간에 결국 중요한 것은
그래서 다음 점을 어디에, 언제 찍을 것인가이다.
신입 4개월 차인 현재, 자꾸만 나는 내 앞에 놓여진 선은 도대체 뭘까 생각하게 되더라. 마치 누가 그려놓은 걸 보여달라고 떼쓰는 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