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들이 스스로 돕기 위해서 만든 조직
커버 이미지: 조동균_Whispering Lines 24-5+6(f100). 162x260.6cm. 2024
바스락거리는 비닐을 만진 듯.
선들이 바삭거리는 느낌은 이 색에서 오는 것 같다.
-작업 노트에서
미술인의 사회보장 기구
공제조합은 개인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서 서로를 돕고 지원하는 조직의 한 형태입니다. 공제조합의 종류와 내용은 구성원들의 필요, 목표, 관심사에 따라 다양합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함께 결정하는 구조는 공제조합이 도움이 필요한 미술가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바탕이 됩니다. 공제조합은 스스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특정 영역의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돕기 위해서 조직합니다.
'미술인 공제조합'은 미술인들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조직되는 상호부조의 기능을 목표로 하는 사회보장 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합조직은 정부를 상대로 지원 기금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정부나 지자체는 이 기구를 통해서 미술가들에 대한 새로운 지원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미술인 공제조합'의 조직이 안정되고, 미술인 복지의 일익을 담당하는 공적 기능이 확고해질 때, 여러 기구로 흩어져 있는 정부의 미술인 복지정책들이 ‘미술인 공제조합’을 통해서 통합되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에서 미술가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스템 가운데 하나는 ‘예술가의 집(Maison des Artistes)’입니다. ‘예술가의 집’은 국가가 인정한 미술가들의 사회보험 관리 기구인 동시에 미술가들의 사회적 권리를 도모하는 협회조직입니다. 여기에서 발행하는 협회 회원 증서로 미술가는 사회보장제도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미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미술 활동을 통해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과 사회보장 분담금을 ‘사회보장 분담금 징수 기구(Urssarf)’에 납부합니다.
미술가조직은 자발적 복지기구로 전환해야
전문 미술가구성된 사)한국미술협회와 같은 조직에서는 ‘공제조합’이 갖는 자발적 복지기구로써의 역할을 병행해서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제조합’은 예술가들 간의 상호 지원 및 협력을 촉진하고, 예술 활동에 대한 보상 및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예술가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술가들의 교육 및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예술적 성장과 전문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몇 가지로 요약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미술가들은 직업으로써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수익구조가 불안정하고,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시기별로 여러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쳐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반 복지시스템을 통해서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술가로 구성된 전문 직능단체가 중심이 되어 공적인 복지시스템이 놓치고 있는 틈을 메꾸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안이 '미술인 공제조합'입니다.
'미술인공제조합'은 미술가들이 작업하고 전시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협력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예술인 공제조합 오디언스(AUDIENS)는 2003년 문화, 홍보, 미디어 분야 직업인들의 사회복지기금 징수 기구를 통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문화영역의 공제조합입니다. 오디언스는 문화예술 분야 인력들과 기업 사이에서 사회보장 업무를 수행합니다. 2019년 기준 40,300개의 업체와 62만 7천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상호부조 및 기타 사회적 지원 등을 통해 문화영역 인력들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술인 공제조합'은 미술가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공제 기금을 설립하고, 보조금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예술단체 내에서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 회원의 특정 개인전이나 국외 전 등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서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 또는 회원이 사회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거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서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 한국미술협회와 같은 전문미술가 직능조직에서는 공제조합을 설립하여, 회원의 창조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미술가의 삶에서 주기별로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서양화가 / 조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