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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균 Jul 04. 2024

미술품을 판단하는 눈

미술품 감정 노하우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커버 이미지: 조동균_Whispering Lines 22-1(f100). 162x130.3cm. 2022


시간은 형식이고 선은 내용이다. 

나의 작업은 시간으로 선을 표현하는 것. 

-작업 노트에서




미술품 감정 기구     

한국에서의 미술품 감정은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의 부재, 감정결과에 대한 불신 등 문제점이 노출된 채 수십 년간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화랑협회, 미술품 감정위원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한국 시가 감정협회 등이 감정 관련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고미술협회, 서울옥션, 케이옥션 등에서는 자체 감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별로 독자적인 감정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폐쇄성과 불투명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통합하고, 감정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정부 기관으로서의 감정기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즉 미술품 감정 시스템을 문화행정 영역에서 설립하여 미술품 감정시장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하고, 그 기술의 축적과 미술품 감정의 노하우를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한국미술감정평가원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감평원을 통해서 감정한 5,130점 가운데 1,330점이 위작이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한국의 유명 작가들의 비중이 높은데, 예를 들면 천경자 한국 화가는 의뢰 작품 327점 가운데 99점이 위작으로 판정되었고, 김환기 작가는 263점 가운데 63점이나 위작으로 판정될 정도입니다.      


미술품 감정을 위한 국가자격의 ‘미술품 감정사’ 제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규교육 과정에 관련학과의 개설도 점차 늘어나는 미술품 감정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미술품등록’ 및 ‘미술품 거래 이력 신고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미술계 일부에서는 이런 제도의 도입이 미술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미술시장의 투명성 확보가 미술품의 실거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후속적으로 조세 물납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완성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기반이 직업인으로서 미술가의 삶이 안정적으로 사회 속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객관적인 미술품 감정의 문제는 추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미술품 물납제’ 등의 제도가 안착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품 물납 가능성 유무로 심의하게 되는 미술품 물납 심의위원회를 차기에 미술품 감정을 위한 행정기구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미술인 공제조합’에서는 기구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인 미술품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을 시행할 때도 공정한 미술품 감정의 필요가 있는 만큼 공제조합 내에 미술품 감정위원회의 설립은 필요합니다. 미술품 거래뿐만 아니라 미술품을 담보로 금융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미술품 감정이 더욱 정교하고 실제적인 가치평가를 하는 노하우로 축적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서양화가 / 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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