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만들어낸 신기루

데쓰벨리의 Bad Water Basin 을 다녀와서

by Hanna park

폭우가 그리 싫지 않다. 어쩌면 기다렸다.


1월초에 왔던 폭우가 데쓰벨리를 흠뻑 적셔서 사막지역 곳곳을 큰 물 웅덩이도 만들고 간간히 홍수도 만들었다는 소식이 들리니, 지난주 폭우에는 언젠가 보고 싶었던 Bad Water Basin에 큰 소금 강이 생겼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말로만 들었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진귀한 풍경일 것 같았다. 그리고 모든 나의 일정을 뒤로 하고 이틀간 폭우가 내린 이틀 후 훌쩍 데쓰벨리를 다녀왔다.


사는 곳에서는 운전해서 4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로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거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놀라긴 한다. 데쓰벨리는 매년 한두번씩 늘 다녀오는 곳이라 벌써 20번 넘게 다녀온 것 같다. 그만큼 나는 그 곳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다시 스물 몇 번째 방문, 이번엔 Bad Water Basin 만 다녀오기로 했다. 당연히 큰 소금강을 보기 위해서다.


트레일 입구로 들어가가기 전부터 큰 소금 강이 보인다.


베드워터는 평상시에는 하얀 소금 사막으로 물은 거의 볼 수 없어서 항상 엄청 나게 하얀 이 소금 사막을 걸으며 나는“물도 없는데 왜 이름이 베드워터일까?” 하며 의아해 했다.


트레일 입구로 들어갔다.


물에 들어가기 위해 샌달로 갈아신고 물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떨렸다. 입구에서부터 10분쯤 걸으니 드디어 참방참방하게 얕은 물의 감촉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강이 만들어져서 놀랐는데 발목 정도의 얕은 깊이로 계속 이어졌다. 물 안에 굳은 소금이 그대로 딱딱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미끄럽지는 않았다.


드디어 사막에서 강물을 느껴버리다니……


예쁜 풍경이라기 보다는 자연이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곧 있으면 사라질 사막의 강. 지금은 찰랑찰랑 햇빛에 반짝이며, 꼭 원래 있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잡고 있지만, 곧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끓어 오르는 뜨겁고 하얀 사각사각한 소금 사막으로 돌아 올 것이다. 그 때 다시 여길 온다면, 나는 아마도 물이 가득 찬 이 강을 신기루처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자연의 숨겨둔 큰 비밀을 알고 있는 듯 빙그레 웃겠지.


나에게는 비 온 뒤 생긴 소금강이 굉장히 특별한 것이지만, 자연의 시점에서는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나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은 분명히 다르니까. 나의 일생에서는 몇 번 안되는 특별한 광경이지만, 자연의 관점으로는 그냥 비가 많이 오면 가끔은 생기는 그런 일상적인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큰 시간의 관점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지금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을 인생 전체로 바라본다면, 아마도 그렇게 아프고 심각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쩌면, 어떤 것들은 시간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때 해결되거나 이해 되는 것이 있겠다.


자연을 바라보니, 지나가는 시간의 이해 혹은 큰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염세주의자라기 보다는 내가 어두워 지려고 할 때 혹은 남에게 상처 받으려고 할 때 조금은 숨을 쉴 수 있는, 혹은 “그럴 수도 있다”라는 큰 마음을 품을 수 있는 그런 버팀목이 자연의 큰 시간이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내 마음의 풍경